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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채 유동성 공급 받지만…업계 "신규 해외 ABS 발행 허용을"

이용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6 17:26

수정 2020.03.26 18:47

시장은 여전채 꺼리고 국고채 선호
금리격차 0.579%까지 벌어져
코로나 장기화땐 돈줄 마를수도
정부가 여신전문금융업체와 증권사 등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공급키로 해 여전업계가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여전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것을 대비해 신규 해외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을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여신금융회사채(여전채) 3년물(무보증 AA+) 금리는 1.681%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16일(1.440%)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국고채 금리는 16일 1.060%에서 25일 1.102%로 올랐다. 이로인해 같은 기간 여전채와 국고채 간 금리 격차는 0.380%p에서 0.579%p까지 벌어졌다. 보통 경기가 좋지 않거나 여전채 수요가 떨어질 때 여전채와 국고채 간 금리 차이가 커진다.


여전채가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으면 카드사·캐피탈사 등은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수신 기능이 없는 여전사는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차입하는 방식으로만 운영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전사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 카드론 등의 사업에 차질이 우려된다. 금융투자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여전채의 규모는 11조7578억원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100조원 규모의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통해 주식, 회사채 그리고 단기자금 등 48조5000억원의 자금을 시장에 배정하고, 증권시장안정펀드,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을 통해 캐피탈사, 증권사 등에 우선적으로 자금을 투입키로 했다. 금융업계는 정부 지원을 통해 일시적으로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이겠지만 상반기 내로 코로나19 정국이 안정화되지 않을 경우 여전사가 또다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주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아지며 위기감을 느낀 증권사가 회사채를 투매했는데, 여전채도 매물로 많이 나와 여전사가 신규로 채권을 발행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라며 "정부가 캐피탈사, 증권사 등에 긴급 지원을 한다고 밝혀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당장은 여전사의 숨통이 트이겠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또다시 여전사는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여전업계에선 코로나19 정국이 장기화할 것을 대비해 신규 해외 ABS의 발행을 요구하고 있다.

해외 ABS를 발행하면 여전사는 국내 여전채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차입 방식을 다양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전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돼 환율도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져 또다시 채권 시장이 얼어붙기 전에 기재부가 여전업계에 신규 해외 ABS 발행을 승인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king@fnnews.com 이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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