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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톡톡]검사내전 김웅 "기여할게 있어 정치 시작, 내 효용 다하면 다른 선택할 것"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7 11:09

수정 2020.03.27 11:19

김웅 미래통합당 송파갑 후보
"드라마 '나의 아저씨' 이선균 캐릭터가 내 이상"
"검사내전 속편 안써, 청년 위한 글 쓰겠다"
"가장 미안한 사람은 제 처. 지금도 반응 안좋아"
"제 롤모델은 장인어른. 자신 일에 정직한 분"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어"
"정치판에 뛰어들어 물줄기를 바꿔 놓아야 한다"
※코로나19로 정국이 어수선하다. 하지만 4.15 총선은 다가온다. 결국 유권자들은 후보자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파이낸셜뉴스는 딱딱한 '정치문법'에서 벗어나 후보자 개인에 초점을 맞춘 [4.15 톡톡] 인터뷰로 유권자와 후보자간 거리 좁히기를 시도했다. 후보의 취향, 정치적 소신, 왜 정치를 하려는 지 등 개인적 질문으로 후보들을 좀 더 가깝게 만나보자.

4.15총선에서 서울 송파갑에 출마한 김웅 미래통합당 후보가 선거운동 도중 지역구 구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4.15총선에서 서울 송파갑에 출마한 김웅 미래통합당 후보가 선거운동 도중 지역구 구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서울 송파갑에 출마한 김웅 미래통합당 후보는 "정치가 만만한게 아니더라"며 정치신인의 모습을 스스럼 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정치권에 뛰어든 그의 소신은 단호하면서 뚜렷했다.

20년간 검사 일을 접고 정치를 시작한 김 후보는 '왜 정치를 하려하냐'는 질문에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특히 "나의 그러한 효용이 다하게 되면 그때는 또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며 특유의 쿨함을 보였다.

무엇보다 "지금은 머릿속으로 계산 하고 이것저것 따지기 보다 이 판에 뛰어들어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지적해야 한다"며 "그리고 물줄기를 바꿔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기가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동시에 지역구 구민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그의 고민과 부담은 켜켜이 쌓여가는 모습이다.

방이시장 근처에서 호떡 파시는 할머니가 '하나도 못 팔았다'면서도 자신에게 호떡 4~5장을 주실 때 마음이 무거웠다고 토로했다.

김 후보는 "그렇게 간절한 분들이 너무 많은데, 국회에 입성해도 그런 분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못하게 되면 나 스스로 상처를 되게 많이 받을 것 같다"며 "그러지 않기 위해선 나 자신을 속여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무거웠다"고 털어놨다.

명함에 자신의 베스트셀러 검사내전을 새겨넣을 만큼 '김웅=검사내전'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그러나 그는 검사내전과는 거리를 뒀다. 또 책을 쓴다면 이젠 정치 신인을 위한 책을 쓴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검사내전 속편 집필 계획 질문에 김 후보는 "검사가 아니어서 검사내전 속편을 또 집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나온 과거의 것을 팔아 사욕을 채우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정치하면서 가장 미안한 사람으로 부인을 꼽은 김 후보는 자신의 롤모델로 장인어른을 꼽았다. 김 후보는 장인어른을 "자신의 일에 대해 누가 감시하지 않아도 매우 엄격하며 명예를 따지지 않고 정진하는, 보수주의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시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정치입문 당시나 지금이나 부인의 반응은 여전히 좋지 않다는 전언이다. "지금은 이해해도, 남편이 정치를 하는 안타까움이 배여있다는 것 같다"며 김 후보는 부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다만 그는 가장 만나보고 싶은 사람으로 배구선수인 흥국생명의 이재영 선수를 '팬'이라며 강력하게 꼽고 꼽았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 (카톡대화 버전 재구성)

김웅 미래통합당 송파갑 후보가 선거운동 도중 지역구 구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웅 미래통합당 송파갑 후보가 선거운동 도중 지역구 구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기자]가장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가 있나.
[김 후보]쇼생크탈출, 포레스트검프를 반복적으로 많이 봤다. 쇼생크탈출은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의 의지를 집약적으로 보여준 영화다. 화려한 액션 없이도 인간의 본성을 매우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연출이 매우 흥미로워 복선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더라. 포레스트검프는 미국 사회가 어떻게 형성되었나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서 흥미롭게 봤다. 보면서 가장 낮은 계층이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기자]드라마도 있을텐데.
[김 후보]드라마는 '나의 아저씨'다. 이선균과 같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이선균은 드라마 검사내전에서도 주연을 맡음) 부인도 뺏기고, 회사 안에서의 입지도 매우 약한, 대단한 능력이 없고, 비참한 본인의 상황에 자존심이 매우 꺾여 있는 상황에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매우 따뜻하고 사회에 희망을 주는 캐릭터다. 그런 캐릭터가 나의 이상과 많이 닮은 것 같다. 그가 열심히 따뜻하게 사는 모습이 기성세대들에게 내팽겨쳐진 2030세대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다.

[기자]혹시 검사내전 속편을 집필할 계획은 있나.
[김 후보]검사가 아니어서 검사내전 속편은 안한다. 지나온 과거의 것을 팔아 사욕을 채우고 싶지는 않다. 다른 주제로 책을 쓴다면, 청년들이나 어린 친구들이 정치를 시작하려고 생각할 때 읽어볼 수 있는 글을 써 보고 싶다.

[기자]그럼 어떤 내용인가.
[김 후보]교과서 같은 책이 아니라 내가 정치를 하면서 저지르는 시행착오, 실수와 오류들, 신인으로서 부딪히고 깨닫는 것들에 대해 솔직하게 글로 옮겨 보고자 기록하고 있다. 검사를 꿈꾸는 청년들이 검사내전을 읽었던 것처럼, 20대 초반들도 그 글을 보고 정치를 꿈꿀 수 있는 자극과 동기로 작용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4.15톡톡]검사내전 김웅 "기여할게 있어 정치 시작, 내 효용 다하면 다른 선택할 것"

[4.15톡톡]검사내전 김웅 "기여할게 있어 정치 시작, 내 효용 다하면 다른 선택할 것"

[기자]살면서 가장 뿌듯했던 경험은.
[김 후보]검찰청 앞에서 3년간 노숙하며 항의 시위를 하시던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어 수사해서 사건을 같이 해결한 것이다. 이후 그 할머니께서 자신의 고향에서 3년만에 처음으로 수확한 감 한 상자를 보내주셨다.

[기자]그럼 가장 짜증났던 경험은.
[김 후보]검사 시절에는 매우 불성실하게 업무에 임하고, 권력의 입맛에 맞는 수사를 하던 검사들이, 나와선 정의의 사도가 돼 단순히 말뿐인 정의를 외칠 때다. 정말 묵묵히 일하는 형사부 후배 검사들도 많은데, 그런 이들 때문에 성실히 조용히 일하는 후배 검사들이 상처받을 때 짜증났다.

[기자]정치 입문을 결정할 때 부인의 허락을 받겠다 하셨다는데, 부인의 처음의 반응과 지금의 반응은.
[김 후보]처음과 지금 모두 반응이 좋지 않다. '정치를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은 이제 이해해 주지만, '왜 하필 우리 가족이, 그것도 남편이 정치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안타까움인 것 같다. 정치를 시작하면서 가장 미안한 사람이 제 처(妻)다.

[기자]국회의원 하면 재산만 축내고 가족과 보낼 시간도 줄어든다. 힘든 것만 많은 국회의원직을 왜 하려 하나.
[김 후보]검사도 남들이 봤을 때는 멋있는 직업일지 모르나, 자기 돈쓰고 욕먹고 매일 야근하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사회에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 사명과 보람을 느꼈고 그러다 보니 20년을 하게 됐다. 지금은 정치 시작단계라 이 물이 얼마나 깊은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돈을 버는 것에 집착하지도 않고, 살면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지금 이 선택을 했을 때 가장 후회가 없겠다하는 선택을 한다.

[4.15톡톡]검사내전 김웅 "기여할게 있어 정치 시작, 내 효용 다하면 다른 선택할 것"

[4.15톡톡]검사내전 김웅 "기여할게 있어 정치 시작, 내 효용 다하면 다른 선택할 것"

[기자]국회의원직 수행이 쉬운 도전은 아닐텐데.
[김 후보] 레토릭이 아니라 정말 현실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정치에 뛰어드는 것이다. 나의 그러한 효용이 다하게 되면 그때는 또 다른 선택을 할 것이다. 지금은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고 이것저것 따지기 보다 이 판에 뛰어들어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지적하고 물줄기를 바꿔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자]국회는 개인보다 당 중심이다. 개인 소신 보다 거수기 역할도 해야하는데 원내 입성시 어떻게 하겠나.
[김 후보]매우 중요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결국 우리 당이 바뀌고 발전하려면 하나의 큰 권력과 시스템으로 돌아가선 안된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그 다른 목소리를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살아있는 유기체가 된다. 국민들에게도 그게 와닿을 것이다. 그것이 진정으로 당에 충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소신을 지킬 것이다.

[기자]정치를 시작하고 얻은 것과 잃은 것을 하나씩 꼽는다면.
[김 후보]얻은 것은 검사생활을 2~3년은 해야 얻을 수 있을 경험과 사람들이다. 그동안 일정한 창구를 통해 한정된 사람들만을 만났다면, 정치를 시작하고 나선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사람들을 만날지 모를 정도로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잃은 것은 혼자만의 시간이다. 혼자서 사색을 즐기거나 개인 시간을 가질 여유가 전혀 없다. 개인시간을 다 잠자는 데 쓰고 있다.

[기자]선거 운동하면서 만나본 유권자 중 기억에 남는 사람은.
[김 후보]방이시장 근처 호떡 파시는 할머니. 시장에 들어설 때 인사를 하고 시장에서 한동안 머무르다 떠날 때까지도 하나도 못 팔았다고 말씀하시더라. 시장을 나갈 때 남은 호떡 4~5장을 다 주시면서 '정치를 꼭 바꿔달라'고 부탁하시는데 마음이 매우 무거웠다.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상황을 대변하는 것 같기도 하고, 정치라는게 정말 만만한 게 아니라고 느꼈다.

[기자]마음이 무거울 정도인 이유가 있나.
[김 후보]그런 간절한 분들이 너무 많은데, 국회에 입성해서 여러 가지 상황이나 변수로 그런 분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지 못할까 봐서다. 그렇게 되면 나 자신 스스로 상처를 되게 많이 받을 것 같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속여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무거웠다.

[기자]정치인을 제외한 롤모델이나 가장 만나보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 이유는.
[김 후보]장인어른. 내가 아는 사람 중, 자신의 일에 대해서 가장 정직한 분이시다. 자신의 일에 대해선 누가 감시하지 않아도 매우 엄격하며 명예를 따지지 않고 정진하신다.
보수주의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 같다. 만나보고 싶은 사람은 흥국생명 이재영 선수다.
팬이다.

서울 송파갑에 출마한 김웅 미래통합당 후보
서울 송파갑에 출마한 김웅 미래통합당 후보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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