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서해수호 영웅들, 애국심의 상징...코로나 극복의지 다져"

-27일 취임 후 첫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참석
-"애국의 가치, 정치적 바람에 흔들리지 않게"
-한 유족 어머니 "누구 소행인지 말해 달라"
-기념식 후 45분간 묘역 전역 돌며 개별 참배

[대전=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03.27. dahora83@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서해수호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은 애국심의 상징"라며 "애국의 가치가 정치적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5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 등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 간 무력충돌에서 희생된 55용사를 기리는 날이다. 2016년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후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문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하기는 취임 후 처음이다. 2018년도 서해수호의 날에는 베트남 국빈방문 중이었다. 이에 그해 현충일 추념식 참석 후 서해수호 전사자 묘역, 천안함 용사 묘역, 제2 연평해전 전사자,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묘역을 참배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대구 경제투어로 불참했고, 이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 등 통해 서해수호의 날의 의미를 다진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그 어느 때보다 애국심이 필요한 때 '서해수호의 날'을 맞았다"며 "서해수호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은 바로 그 애국심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긍지와 자부심이 되어 주신 서해수호 영웅들께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다만, 북한과 관련해서는 "2018년에는 남북 간 '9.19 군사합의'로 서해 바다에서 적대적 군사행동을 중지했다"고만 했을 뿐 도발 책임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 앞에서 우리 군과 가족들은 앞장서 애국을 실천하고 있다"며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불굴의 영웅들을 기억하며, '코로나19' 극복의 의지를 더욱 굳게 다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보훈 정책 강화 방침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위한 예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투에서 상이를 입은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추가 보상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163억원 수준인 '전상수당'을 내년 632억원 수준으로 다섯 배 인상하고, '참전 명예수당'의 50% 수준까지 점차 높여간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진정한 보훈은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이 명예와 긍지를 느끼고, 그 모습에 국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때 완성된다"며 "국가는 군의 충성과 헌신에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진정한 보훈으로 애국의 가치가 국민의 일상에 단단히 뿌리내려 정치적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날처럼, 대한민국을 지키겠습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예년보다 규모가 축소됐다. 제2연평해전 유가족 연평도 포격도발 유가족 천안함 유가족, 한주호 준위 유가족 등 93명과 제2연평해전, 연평 도발, 천안함 참전 전우 38명, 천안함재단 이사장 및 관계자, 정당, 정부, 국방부 관계자 등 총 180여명이 참석했다. △국민의례 △현충탑 헌화·분향 △추모공연 △기념사 △우리의 다짐 △묘역 참배 순으로 진행됐다.

[대전=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분향하는 가운데 한 유가족이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2020.03.27. dahora83@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헌화 과정에서는 천안함 전사자인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가 문 대통령을 막아서며 "대통령님, 대통령님,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주세요"라고 호소하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유족은 "여태까지 누구 소행이라고 진실로 확인된 적이 없다"며 "그래서 이 늙은이 한 좀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천안함 피격이 북한 소행이라는 것을 명백히 해달라는 촉구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문 대통령은 잠시 분향을 멈추고 "정부 공식 입장에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유족은 "다른 사람들이 저한테 말한다. 이게 어느 짓인지 모르겠다고 대한민국에서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저 가슴이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늙은이 한 좀 풀어달라. 맺힌 한 좀 풀어달라"며 "대통령께서 꼭 좀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걱정하지 마시라"며 유족을 다독인 후 분향을 이어갔다.

본행사가 끝난 뒤 문 대통령 내외는 서해수호 55용사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표현하기 위해 묘역 전역을 돌며 개별 참배하고 꽃바구니를 헌화했다. 제2연평해전 묘역을 시작으로 45분에 걸쳐 연평도 포격 도발 묘역, 천안함 묘역 순으로 진행된 참배는 고(故) 한주호 준위 묘역 참배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대전=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국립대전현충원 고 한주호 준위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2020.03.27. dahora83@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