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코로나로 증명된 지방정부 역할의 중요성

코로나19의 기세가 전 세계로 확산되자 지난 11일 세계보건기구는 급기야 펜데믹을 선언했다. 우리는 코로나19 때문에 국민의 건강뿐 아니라 경제와 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럼에도 희망의 불꽃이 꺼지지 않음은 전적으로 세계가 인정한 우리 국민들의 차분한 대응,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 덕분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방역 일선에서 힘써주시는 분들과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불편을 감수하고 있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어린 감사와 위로를 전한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시작되던 초반에는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한 국가방역 체계가 성공적으로 가동됐다. 그러나 특정 종교단체를 통한 확산이 급격히 진행되면서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대폭 증가하였고 결국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됐다. 이는 곧 코로나19의 방역을 위해 각 지방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지방정부는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 서 있다. 각 지역의 보건소를 중심으로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검사를 하고, 자가격리자를 밀착 관리한다. 또 확진자 동선에 따라 방역 작업을 시행하는 등 사후 조치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역주민과 가장 밀접해 있는 지방정부가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행정력을 집중하는 건 당연한 일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지방정부의 의지에도 여전히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예를 들면 지방정부는 방역의 기본인 확진자 동선 조사조차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역학조사관은 확진자의 휴대전화 GPS와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지만 지자체는 그럴 권한이 없다. 법률상 지자체는 역학조사관을 직접 채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확진자가 자발적인 협조를 거부한다면 상급기관의 역학조사만을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다행히도 지난2월26일에 이른바 코로나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자체도 역학조사관과 방역관을 임명할 수 있고 감염의심자를 조사할 권한을 부여받았다. 참으로 다행스러우면서도 사후약방문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지방정부는 오래 전부터 자치분권을 통해 지방에 권한과 책임을 이양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주민의 필요에 따라 가장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건 주민과 가장 밀착해 있는 지방정부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서울시는 방역을 위해 도심 집회를 막으려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국가경찰의 권한과 관련돼 있어 지방정부는 아무 실행력이 없었다. 결국 집회는 각계의 우려 속에서도 강행되고 말았다. 지방정부에 권한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코로나19 방역은 중앙과 지방을 나눌 문제가 아니다. 지방정부는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주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지방정부에 보다 많은 권한을 이양할 필요가 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