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효부'라도 혜택은 없다

작년 이맘때쯤 지인의 소개로 상속세 상담을 하고 상속세 신고와 조사대행을 작년 겨울까지 한 경험이 있다. 이번 상속세 업무는 상속인들이 협의해 20년 이상 시부모님을 동거봉양한 대습상속인 며느리에게 그동안의 노고를 생각해서 동거주택을 상속할 경우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규정된 '동거주택 상속공제'의 적용 여부가 쟁점이었다.

'동거주택 상속공제'란 피상속인과 상속인이 상속개시일로부터 소급해 10년 이상 계속 1주택 동거 시 6억원을 한도로 상속주택가액을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하는 제도다.

'동거주택 상속공제'는 2008년 12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 때 신설됐으며 2014년 1월 1일 상속인의 범위를 상속인 중 직계비속으로 한정시키는 것으로 개정됐다. 기획재정부에서 발간한 2014년 개정세법 해설에 의하면 이 규정은 동거주택 상속공제정책 취지에 맞도록 직계비속인 상속인이 동거봉양한 경우로 한정돼 있다.

이는 피상속인과 하나의 세대를 구성해 장기간 동거봉양한 무주택 상속인인 직계비속의 상속세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함이며 직계존속을 잘 섬기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우리나라의 전통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

민법에선 상속인이 될 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가 상속개시 전에 사망해 상속권을 상실한 경우 그의 직계비속이 그를 대신해 상속받게 되며 상속개시 전에 사망한 자의 배우자도 그 직계비속과 함께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며 이를 '대습상속'이라고 한다. 핵심은 '동거주택 상속공제'에 규정된 직계비속의 범위에 대습상속인 며느리를 포함시킬 수 있느냐다. 하지만 과세당국은 법적으로 볼 때 대습상속인 며느리는 직계비속에 해당하지 않기에 이 규정을 적용받을 수 없다고 해석하고 상속세를 추가로 고지했다.

다만 과세당국도 세무조사 과정에서 약 20년간 시부모님과 하나의 세대를 이루고 시부모와 남편을 병간호하면서 자녀를 양육한 며느리의 효행은 사회상규적으로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법률에 규정된 바에 따라 상속세를 고지할 수밖에 없다는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일부 지자체에선 시부모를 잘 섬기는 며느리를 효부(孝婦)라 칭하고,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매년 효부를 발굴해 시상하고 있다. 하지만 남편과 사별한 후에도 시아버지와 동거봉양하면서 자녀를 양육한 며느리의 효심과 노력에 보답하기 위해 상속인들이 상속주택을 며느리에게 준 경우 직계비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동거주택 상속공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은 2014년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개정 취지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민법·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대습상속인은 본래의 상속인과 동일한 권리와 의무를 가지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민법·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규정한 대습상속인의 법적 지위와 균형을 이루지 않게 '동거주택 상속공제'에서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속인을 직계비속이라고 한정한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세법은 납세자의 재산에 직접적 영향을 주기에 세법을 개정할 때 신중해야 함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동거주택 상속공제'에서 상속인을 직계비속으로 한정하지 않고 상속인의 범위를 '직계비속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로 하고, 대통령령에서 대습상속인 며느리를 포함한다면 효부가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는 모순된 상황을 해결하고 입법 취지도 살리는 방안이 될 것이다.

김정수 공인회계사·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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