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박사방' 유료회원 3명 자수..."감경 논의보다 일벌백계 우선"

최재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31 15:25

수정 2020.03.31 15:25

메신저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 제작, 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이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메신저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 제작, 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이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의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의 유료회원 3명이 경찰에 자수했다.

이들처럼 자수를 통해 선처를 바라는 회원들의 행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벌백계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 유료회원 중 자수한 회원이 현재까지 3명"이라고 31일 밝혔다.

이들은 이른바 'n번방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경찰의 전방위적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심리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자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사방' 사건은 반인륜적이고 악질적인 범죄인 만큼 가담자들이 스스로 자수해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협조하고 자신들의 불법행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는 것이 피해자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3명의 자수가 유료회원 다수의 자수 행렬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사건의 심각성, 심리적 압박, 죄책감 등을 느끼는 정도가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누군가는 극단적 선택을, 누군가는 자수를 선택할 만큼 사람마다 상황에 적응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자수가)전반적으로 확산될 것이라 낙관하긴 어렵다"며 "다만 자수한 이들을 통해 내부적 운영 방식과 같은 수사 차원에서 유용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자수한 이들에 대한 소식이 전해짐에 따라 일각에선 벌써부터 선처와 감경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수한 이들에 대한 선처를 논하기 전에 일벌백계를 통해 사회적 경종을 울리는 게 우선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단순 참여, 적극 동참, 방조 등 회원들을 구분해 처벌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선처 이야기가 나오는데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인 만큼 선처보다 일벌백계를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던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 역시 "자수나 반성을 하는 이들에 대해 선처 논의가 이뤄지겠지만, 일벌백계를 기본 전제로 하고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아울러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책임 범위를 정확히 하고 그에 맞춰 감경 논의도 진행되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n번방 #조주빈 #박사방 #자수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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