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소방관·게임BJ·트랜스젠더...총선판 달구는 이색후보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31 16:37

수정 2020.03.31 18:04

‘아제 국회’ 벗어날 소방관·대리기사 등
'정상인'을 '비장애인'으로 표현..장애 극복 의지
7일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가 21대 총선을 앞두고 다섯번째 영입인재로 발표한 오영환 소방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식에서 이해찬 대표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오영환 전 소방관은 2010년 광진소방서 119구조대원을 시작으로 서울 119특수구조단 산악구조대, 성북소방서를 거쳐 최근까지 중앙119구조본부에서 현장대원으로 일해 왔다. News1
7일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가 21대 총선을 앞두고 다섯번째 영입인재로 발표한 오영환 소방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식에서 이해찬 대표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오영환 전 소방관은 2010년 광진소방서 119구조대원을 시작으로 서울 119특수구조단 산악구조대, 성북소방서를 거쳐 최근까지 중앙119구조본부에서 현장대원으로 일해 왔다. News1
[파이낸셜뉴스]그간 국회의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중년 남성의 법조인 등 명문대 출신 엘리트였다. 실제 20대 국회의 86%가 50·60대, 83%가 남성이다.
국민의 33%가 50·60대고 남녀 성비가 1대1인 것을 고려하면 대표성이 떨어져, ‘아재 국회’ ‘라떼(나 때는 말이야) 국회’라는 지적이 나와 새로운 이력의 후보들이 보이지 않는 벽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만25세 최연소, 생활밀착형 직업도
21대 총선 후보는 50·60대 후보가 830명으로 74.2%에 달하고 남성이 80.9%를 차지해 청년·여성 바람이 분 정치권 분위기를 무색케 만들었다. 그럼에도 6.4%로 적지만 존재감이 큰 20·30대 후보와 이색 이력의 후보들이 도전장을 던졌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후보는 1995년생인 만 25세로 박은수 더불어시민당 후보와 손솔 민중당 후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중앙당 부대변인을 맡은 바 있는 박 후보는 시민당 비례대표 29순위에 이름을 올렸고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지낸 손 후보는 민중당 비례 후보 3번이 됐다. 지역구 후보 중 최연소는 서울 은평을에 출마하는 신민주 기본소득당 후보(1994년생)다. 사실상 당선이 확정돼 21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정의당 비례대표 1번 류호정 후보는 1992년생으로 만 27세다.

나이가 어릴수록 이력이 다채롭다. 류호정 후보는 게임 BJ 출신으로 게임사 스마일게이트에서 일했다. ‘대리게임’ 논란을 빚기도 한 류 후보는 IT 산업 노동권 보호를 기치로 삼고 있다. ‘법조인·기업인·교수’등 소위 엘리트 직업을 벗어난 생활 밀착형 직업을 가진 후보도 눈에 띈다. 민주당이 인재영입한 오영환(만 32세) 후보는 중앙119구조본부 수도권특수구조대에서 일했던 소방관 출신이다. ‘대한민국 소방관’ ‘오영환은 살리는 사람’ 등의 구호로 경기 의정부시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정의당 소속의 조광호 후보는 카카오 대리운전기사라고 자신의 직업을 소개했다. 조 후보는 경남 창원시진해구에 출마한다.

■‘비장애’에 맞서는 후보들
장애를 가진 후보도 눈길을 끌고 있다. 장애인, 정상인 구분이란 기존 편견을 깨고, 정상인을 '비장애인'이라고 표현하며 후보들은 적극적인 장애 극복 의지를 보였다.

미래한국당에서 비례대표 11번을 받은 김예지 후보는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다. 한국당 선대위 대변인으로 선임된 김 후보는 안내견 조이와 함께 회견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잇고 있다. ‘정치견’으로 불리는 조이는 당으로부터 비례대표 ‘0번’을 받기도 했다. 정의당 비례대표 7번인 배복주 후보는 세 살 때 앓은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걷는게 불편한 지체장애인이다. 배 후보는 20여년을 장애·여성 운동을 하며 보냈다.

한편 성소수자인 트랜스젠더 후보 두 명도 총선에 도전장을 던지고 성소수자 보호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임푸른(비례 24번) 정의당 후보와 김기홍(비례 4번) 녹색당 후보는 비례대표 명부에는 모두 ‘남성’ 후보로 등록 됐지만 자신의 성별을 뚜렷이 구별하지 않는 ‘논바이너리’다.
임 후보는 군 면제를 받았고 김 후보는 군 생활을 마쳤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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