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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기상레이더 국산화, 눈부신 성과

안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5 17:29

수정 2020.04.05 17:29

[차관칼럼]기상레이더 국산화, 눈부신 성과
1940년 독일 공군기 수백대가 영국을 향해 출발했다. 영국을 기습공격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독일 공군기 수백대는 영국 상공에 도달하기도 전 이를 미리 알고 높은 상공에 숨어 있던 영국 공군기의 습격을 받았다. 영국을 초토화하려던 독일의 계획은 영국 공군의 역습과 함께 산산이 부서졌다.

영국은 어떻게 독일 공군의 작전을 먼저 알고 습격할 수 있었을까. 바로 '레이더'를 통해서다. 영국 기상연구소 직원이었던 로버트 왓슨와트는 비행기의 위치와 이동 방향,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군사용 레이더'를 발명한다.
그리고 그 위력은 독일 공군의 기습공격을 역습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레이더'는 전쟁을 통해 발명됐지만 오늘날 기상기술과 결합, 일기예보에 필수적 요소가 됐다. 그리고 올해는 기상청이 기상레이더를 이용해 기상관측을 시작한 지 50년 되는 해다.

기상청에서는 이중편파기상레이더를 활용해 호우, 대설, 태풍 등 위험기상 탐지뿐만 아니라 눈비 구분영상까지 제공하고 있다. 지금 내가 있는 지역에 눈이 올지, 비가 올지를 알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특히 작년에는 레이더자료와 수치모델을 융합해 기존 2시간에서 6시간까지 초단기 강수예측정보를 생산·제공했다. 이는 국민과 방재관계기관의 의사결정 지원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인천과 제주공항에 항공기 이착륙 등 항공안전을 위해 공항기상레이더 관측망을 확충하고, 레이더 기반 항공기상서비스 지원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공항기상레이더를 통해 관측된 강풍·난류 등 위험기상 정보가 항공유관기관의 의사결정을 지원함으로써 항공기를 이용하는 국민의 생명 보호와 안전사고 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몇 년 동안 기상청은 기상레이더 부품 국산화와 핵심기술 개발을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 기상청은 국가 레이더자원 공동활용 및 협업기관과의 소통과 기술교류를 통해 기상청이 수년간 축적한 레이더기술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기술 표준화로 활용도를 높이는 등 레이더 전문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기상청에서는 그동안 이중편파기상레이더 운영특성 파악 연구와 기상레이더 국산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적극 추진해 오며, 운영기술력을 확보함에 따라 올해 기상레이더의 내용연수를 기존 9년에서 15년으로 연장했다. 국내외 기상레이더 운영 현황을 조사·분석한 결과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기상레이더 유지·관리를 통해 15년 이상 사용하고 있으며 기상청의 기상레이더 운영기술 수준을 종합 분석한 결과 연장 사용이 가능하다고 판단됐다. 이번 연장을 통해 고가의 기상레이더 교체로 인한 국가예산 낭비를 막아 매년 약 22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상레이더 내용연수 연장에 따라 올해는 레이더 유지·관리를 더욱 강화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레이더 테스트베드에 핵심기술 개발·운영 전담인력을 보강, 기상레이더 국산화를 위한 핵심기술 개발·운영기술 향상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기상레이더 관측 50년을 넘어 이제는 100년을 향해 가고 있다.
기상청은 국민의 곁에서 한층 더 친근한 형태로 기상레이더정보를 서비스하고, 국가기술경쟁력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갈 것이다.

김종석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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