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먹잇감 된 알뜰폰 '울상'

이통사 리베이트 정책 강화
일반 번호이동보다 돈 더줘
알뜰폰 가입자 이탈 부추겨
업계 "상생잊은 이중플레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나 싶던 알뜰폰이 이동통신사의 공격적 리베이트 정책에 울상이다. 이통사끼리 가입자를 빼오는 치열한 눈치 싸움보다는 알뜰폰 가입자를 빼오기가 한결 수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이통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을 한 가입자는 5만4869명으로 4925명 순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이례적인 순증을 기록했던 알뜰폰 시장이 다시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알뜰폰으로의 번호이동은 5만2827명으로 3949명 순증했다. 가입자 순증은 1년 10개월 만의 성과다.

알뜰폰 사업이 오랜만에 번호이동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으나 알뜰폰 업계는 다시금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통사들이 본격적으로 빼앗긴 가입자를 되찾아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부 이통사는 알뜰폰에서 5세대(5G) 통신으로 가입자를 유치해 오면 일반 번호이동보다 높은 최대 20만원 수준의 리베이트를 추가 제공하기도 했다.

알뜰폰에서 가입자 이탈이 심각해지자 규제 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일단 구두 경고를 날렸다. 하지만 이통사의 알뜰폰 가입자 빼오기 정책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이통사의 알뜰폰 가입자 빼오기 추가 리베이트가 처음에는 15만~20만원에 이르렀다"며 "현재는 5만원 수준으로 금액이 낮아졌지만 알뜰폰 가입자를 타깃으로 하는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 이통사의 알뜰폰 번호이동 개통 정책을 살펴보면 알뜰폰으로부터 가입자를 유치할 경우 5만원의 추가 리베이트를 제공하겠다고 명시하고 있다. 기간은 지난 20일부터 별도 공지시까지다. 방통위의 구두 경고 이후 추가 리베이트 금액만 낮아지고 정책 변화는 없는 셈이다. 알뜰폰 업계 다른 관계자는 "앞에서는 이통사들이 알뜰폰과 상생을 하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가입자를 빼가고 있다"며 "이통사의 이중플레이에 속으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알뜰폰 사업은 출범 이래 만성적자 속에서도 가입자 중심 외형적인 성장을 이어왔지만 지난해 초 80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역성장에 돌입했다.
특히 5세대(5G) 통신 상용화와 맞물려 '탈 알뜰폰'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이통사의 알뜰폰 타깃 정책이 지속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은 "지금 우리 알뜰폰 업계는 어려운 시장 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본연의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