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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팩트체크] 구충제 이버멕틴, 코로나19 치료제로 효과 있나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6 16:00

수정 2020.04.06 16:02

[fn팩트체크] 구충제 이버멕틴, 코로나19 치료제로 효과 있나

[파이낸셜뉴스] 구충제 이버멕틴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48시간 이내에 죽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옴에 따라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버멕틴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아 안전성이 입증된 구충제다. 이 때문에 바로 환자에게 투여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궁금한 것이다.

호주 모니쉬대학 생의학발견연구소의 카일리 왜그스태프 박사는 세포 배양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버멕틴에 노출되자 48시간 안에 모든 유전물질이 소멸됐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지난 4일 보도했다.

왜그스태프 박사는 "단 한 번 투여된 용량에도 24시간 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가 상당 부분 줄어들었고 48시간이 지나자 RNA 전부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기 힘들 전망이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호주 연구팀이 세포실험실에서 배양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실험을 한 것이므로 사람에게 치료제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며 "또 해당 치료제가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아니라 보건당국에서 사용허가를 내줘도 사용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에서도 구충제 이버멕틴을 당장 치료제로 사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구충제 이버멕틴를 환자나 사람에게 투여해 효과를 검증한 게 아니라 세포 수준에서의 효과를 검증한 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 것"이라며 "정확한 용량이나 부작용에 대한 안전성, 유효성에 대한 부분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상에 적용하는 것은 굉장히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양진영 차장도 "그동안 이버멕틴과 관련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신청이나 개발상담 요청이 없었다"며 "일반적으로 구충제의 경우 흡수율이 낮으므로 치료제로 개발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등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또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사용가능한 이버멕틴 성분이 함유된 구충제로 허가된 제품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출용으로 1개의 품목만 허가된 상황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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