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카페에서 실습' '럭비수업은 인강'..."이게 뭐하는 건지"

오은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8 15:13

수정 2020.04.08 16:41

-실험 및 실습 필수적인 예체능과 이공계 등 일부 학과들 개강 4주차 아직도 명확한 지침 없어
-등록금에 실습비 50만원이나 더 냈지만…"이번학기 실습 못하는거 아니냐"
-학교측 "5월부터 대면강의 가능하도록 할 예정" vs 학생들 "명확한 공지 필요"
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공과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씨(26)가 온라인 강의를 보며 실습수업 조모임을 하고 있다. 이씨는 "학교 실습실 사용이 안 되니 키트를 들고 카페에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오은선기자
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공과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씨(26)가 온라인 강의를 보며 실습수업 조모임을 하고 있다. 이씨는 "학교 실습실 사용이 안 되니 키트를 들고 카페에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오은선기자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부분의 대학에서 온라인강의를 실시하고 있지만 예체능과 이공계, 자연계 등 실습 및 실기 과목의 경우 여전히 혼란스런 모양새다.

8일 대학가 등에 따르면 실습 및 실기 과목은 통상적으로 개강 후 2~3주 이후부터 실습 및 실험, 연습 등을 시작한다.
처음 몇 주는 이론 설명과 교수의 시범 등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기준으로 개강한지 4주차가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의 명확치 않은 안내로 학생들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카페서 실습, 실험영상으로 대체
1학기 전체 원격수업을 발표한 한 대학의 체육학과에 재학 중인 김모씨(25)는 "원래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진행하다 오프라인 강의가 시작되면 실습 수업도 시작될 예정이었다"며 "학기 전체 온라인 수업 결정이 있고 나서는 여름방학때 따로 진행한다는 소문도 있고, 5월에 교수 재량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어 확실한건 아직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학과에서도 관련해서 '협의 중'이라고만 할 뿐 명확한 답변이 없어 우리도 답답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대학의 체육학과에 다니는 안모씨(25)는 "테니스와 럭비 수업을 인터넷 강의로 배우고 있다"며 "이게 뭐하는건가 싶은데 학교는 딱히 대책도 없다"고 했다.

당장 실습을 진행해야 강의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는 과목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방안을 강구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 공과대학에 다니는 이모씨(26)는 카페에서 조원과 함께 실습수업을 진행한다. 이씨는 "교수님이 '언제까지 이 사태가 지속될지 모른다'며 가까이 사는 사람들과 조를 짜주고 실험 키트를 받아가라고 했다"며 "강의실과 실험실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 카페에서 하기로 했는데, 이젠 커피값마저 아까운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지난 3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3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학교는 교수권한으로 떠넘기고"
학교 측은 나름대로 대안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1학기 전체 원격강의를 진행하기로 한 숭실대는 대면수업이 불가피한 과목들의 경우 학과에서 회의를 거친 뒤 대면수업이 가능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다만 대면수업이 가능한 시점은 5월 11일 이후다.
숭실대 관계자는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학교 측의 이런 애매한 입장이 가장 불안하다는 주장이다.


최한길 전국대학학생네트워크 정책국장은 "학교는 수업진행은 교수권한이라며 떠넘기고 있고, 교육부 지원도 없는 상황을 들어 내부적으로도 일괄적인 공지를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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