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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보잉' 양대 항공제작사 생산 추락...글로벌 공급망 붕괴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9 10:10

수정 2020.04.09 10:10

/사진=뉴스1 외신화상
/사진=뉴스1 외신화상


[[파이낸셜뉴스]세계 양대 항공기 제작업체인 에어버스와 보잉이 추락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유럽 항공기 컨소시엄 에어버스가 베스트셀러 A320 생산을 3분의1로 줄이기로 결정한 가운데 미국 보잉은 737맥스 생산 재개시점이 요원하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에어버스와 보잉의 항공기 생산 급감에다 코로나19 악재가 지속되면서 완제품과 부품으로 연결되는 항공산업이 추락 일보 직전에 몰렸다고 보도했다.

■에어버스, 생산 3분의1 감축
경쟁사 보잉의 737맥스 추락 이후 반사이익을 톡톡히 거뒀던 에어버스도 코로나19 쓰나미에 고전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보잉의 베스트셀러 737맥스의 운항중단으로 반사이익을 거뒀던 A320 생산마저 대규모로 감축하는 등 항공기 생산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2열식 A320 생산을 월 60대에서 40대로 줄고, 3열식 중형 기종 A350 생산도 월 10대 안팎에서 6대로 줄어든다.
올해 40대를 생산하려던 대형 A330은 월 2대만로 줄이는 식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기욤 포리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수요 감소와 현금 확보를 위해 생산 감축에 나서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포리는 향후 항공기 시장 전망이 불확실해 정상적인 생산 시점을 추정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비관했다.

실제로 생산에 앞서 주문과 인도 수치가 급락세다. 인도 시점 연기와 주문 취소 속에 3월 항공기 순주문 대수는 21대에 불과했고, 항공기 인도 역시 36대에 그쳤다.

에어버스가 이날 항공기 생산을 대폭 감축한 것은 당분간 전세계 항공기 수요가 장기적으로 바닥을 이어갈 것이란 점을 시사사한다. 전문가들은 지난 10여년에 걸친 항공기 생산 증가 흐름이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737맥스 추락 앞 둔 보잉
2018년과 지난해 잇단 두차례 추락 사고로 운항이 정지된 보잉의 베스트셀러 737맥스는 코로나19 충격까지 겹쳐 생산 재개 시점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보잉은 5월에 제한적으로 맥스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현재 시애틀과 사우스캐롤라이나 조립 공장을 폐쇄하면서 모든 게획이 유동적이 됐다.

군에 민간 항공기를 개조해 4대를 인도한 것을 포함해 2월 한 달 인도대수가 30대에 그쳤고, 코로나19가 미국에서 본격 확산되기 직전인 3월 초에 12대를 더 인도한 것이 전부다.

보잉은 올 중반께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운항을 허가해 주는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운항허가가 떨어져도 코로나19로 항공 수요가 급감한데다, 각국의 이동제한 조처에 따른 운행중단으로 항공기 수요 자체가 실종돼 생산 회복은 요원하다.

■전세계 항공기 3분의2 운항중단
전세계 항공사들이 보유 중인 항공기의 약 3분의2가 운항 중단 상태에 있다는 게 항공기 제작업체들의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더구나 항공기 제작 감축은 항공기 부품 국제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을 주면서 대규모 실업을 유발할 것으로 우려된다.

시장정보 제공업체 시리엄에 따르면 전세계 민간 항공기의 약 3분의2 규모인 1만5500여대가 운항을 중단한채 지상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항공사들은 항공기 주문을 취소하거나 인도 시점을 연기하고 있다.

세계 최대 항공기 리스업체 가운데 하나인 중국 아볼론 홀딩스는 지난주 737맥스 주문을 취소하고 다른 항공기 주문도 인도 시점을 2020년대 후반으로 연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볼론은 당초 올해 항공기 24대를 인도받을 예정이었다.


제프리스의 셰일라 카이요글루 애널리스트는 "지금 인도되는 항공기는 곧바로 격납고로 직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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