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애초에 600㎜짜리는 없었다?…北 방사포 관련 새 주장 주목

김동엽 "방사포 직경 400㎜를 600㎜로 잘못 분석"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와 초대형 방사포는 동일" 북한 신형 발사체 4종 세트 아닌 3종 세트로 수정

애초에 600㎜짜리는 없었다?…北 방사포 관련 새 주장 주목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30일 국방과학부문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가 29일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 장면. (출처=노동신문) 2020.03.30.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이 집중 개발 중인 방사포(다연장로켓포)와 관련해 새로운 분석이 나왔다. 그간 초대형 방사포로 불렸던 포구 직경 600㎜짜리 방사포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파격적인 주장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9일 뉴시스에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400㎜)와 초대형 방사포(600㎜)는 같은 종류의 방사포"라며 "나를 포함한 많은 전문가들이 그동안 초대형 방사포의 직경을 600㎜로 잘못 분석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노동신문에 실린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와 초대형 방사포 발사 사진을 정밀 분석해보면 발사체 자체는 동일한 것임을 알 수 있다"며 "발사 당시 참관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지난해 모습과 올해 모습을 체구를 기준으로 비율에 맞춰 사진을 분석해보면 서로 다른 것으로 알았던 발사체의 크기와 직경이 거의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이번 주장은 북한 방사포를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간 국내외 전문가들은 초대형 방사포와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는 다른 무기라는 전제를 깔고 분석을 해왔다. 그러다 지난달 29일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라며 올린 사진 속 무기가 북한이 지난해 8월3일 쏜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와 흡사해 논란이 일었다.

북한이 그동안 쏜 방사포의 궤도를 보면 서로 다른 종류의 방사포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같은 400㎜급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북한 발사 궤적을 살펴보면 전문가들이 헷갈릴 만했다. 북한은 지난해 7월31일과 8월2일 각각 강원 원산과 함남 영흥에서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를 쐈다. 최대 사거리는 220~250㎞, 정점 고도는 25~30㎞였다. 초대형 방사포는 지난해 8월24일 함남 선덕 발사를 시작으로 9월10일(평남 개천), 10월31일(평남 순천), 11월28일(함남 연포) 등 4차례 발사됐는데 최대 사거리는 370~380㎞, 정점 고도는 90~97㎞ 사이였다. 이 때문에 자연스레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는 저각 발사용이고, 초대형 방사포는 상대적으로 고각 발사에 사거리도 더 먼 무기라는 분석이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올해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라면서 쏜 발사체의 궤적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깼다. 지난달 2일 강원 원산에서 사거리 240㎞에 고도 35㎞, 9일 함남 선덕에서 사거리 200㎞에 고도 50㎞, 29일 강원 원산에서 사거리 230㎞에 고도 30㎞ 등 궤적이 그려졌다. 이는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와 비슷한 저각 발사라 전문가들은 혼란스러워 했다.

두 방사포가 같은 것이라는 김 교수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논란이 해소될 수 있다. 두 방사포가 같은 무기고 이 방사포는 고각 발사와 저각 발사가 모두 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김 교수는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는 정상 발사와 저각 발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며 "저각 발사 때는 로켓 부스터가 꺼진 이후 일정 고도에서 수평하게 비행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정상 궤도보다 낮은 각도에서 진행되다 보니 전체 사거리는 줄어들게 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 방사포의 이동식 발사대(TEL)를 둘러싼 의문에도 나름의 분석을 내놨다. 그간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는 궤도형 발사대를 쓰고 초대형 방사포는 차륜형 발사대를 쓰는 것으로 여겨져왔지만, 지난달 29일 궤도형 발사대에 실린 초대형 방사포가 등장하면서 논란이 제기됐다. 김 교수는 북한이 한 종류의 방사포를 실을 궤도형과 차륜형 발사대를 모두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지난해 모자이크 처리한 상태로 공개한 궤도형 발사 차량의 경우 6개의 발사관을 갖고 있는 중국산 WS-2D를 그대로 가져다 플랫폼으로 활용했고, 올해 공개한 4개 발사관으로 구성된 차륜형 발사 차량은 북한 내에서 자체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김 교수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간 통용됐던 '신형 단거리 미사일 4종 세트'라는 개념 역시 3종 세트로 수정돼야 한다.

애초에 600㎜짜리는 없었다?…北 방사포 관련 새 주장 주목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새벽 새로 개발한 대구경조종방사포의 시험사격을 또다시 지도했다며, 노동신문이 사진과 함께 3일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시험사격은 대구경조종방사탄의 고도억제비행성능과 궤도조종능력 및 목표명중성을 검열할 목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험사경은 리병철동지, 유진동지, 김정식동지를 비롯한 당중앙위원회 간부들과 장창하동지, 전일호동지를 비롯한 국방과학부문의 지도간부들이 함께 했다. 2019.08.03.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이 경우 북한의 신형 발사체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신형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등 3종류로 정리된다.

김 교수는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의 대표적인 특성으로 고도 억제를 꼽았다. 이스칸데르와 에이태큼스는 급상승 기동(풀업 기동)을 통해 우리 군과 주한미군의 요격망을 피하고,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는 저각 발사와 고도 억제를 통해 요격망을 무력화한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