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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10인 미만 기업 모든 세금 없애자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5 20:19

수정 2020.04.15 22:53

[fn논단]10인 미만 기업 모든 세금 없애자
우리는 전 세계적인 신종 감염병 사태로 새삼 깨달은 바가 많다. 그중에서 국가라는 존재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게 됐다. 하늘과 땅에서 국경선이 그어지고, 어느 나라 국민이냐에 따라 생존율이 다름을 경험했다. 이와 함께 기업이라는 존재가 국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됐다. 특히 작은 바이오 벤처기업이 개발한 진단키트가 국가적으로 소중한 자산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우리는 그동안 기업이라는 존재를 너무 쉽게 생각해 온 경향이 있다. 이윤추구를 위해 항상 옆에 있는 그리고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그런 하찮은 대상으로 여겨온 것은 아닌지. 상업은 상놈들이나 하는 일로 여긴 조선은 일제치하를 경험하고서야 기업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1920년 시작된 물산장려운동은 기업을 육성해 조선의 독립을 앞당기자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국가의 활력은 기업을 통해서 획득되며 이것이 없으면 국가의 자주권도 잃게 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경험한 것이다.

자본주의 세계에서 기업은 국부의 원천이다. 기업은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이윤을 얻어가는 수동적 존재만이 아니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외화의 대부분은 기업이 창출한다. 이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지면 경제는 나빠지고, 국가는 외환보유 부족 사태에 빠지게 된다. 우리는 IMF (구제금융) 경제위기를 통해 기업이 부실해지면 국가가 얼마나 위태로워지는지를 잘 알고 있다.

이미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로 인해 세계경제 질서는 재편될 것이다. 병마(sick)와의 싸움이 끝나면 배고픔(hungry)과 전쟁이 시작될 것이 예고되고 있다. 그렇다면 배고픔은 누가 해결할 것인가. 정부만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크고 복잡하며 근본적이다.

현대 사회에서 물질적·정신적 배고픔은 일자리에서 나온다. 따라서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원론으로 돌아가야 한다. 마치 정부가 일자리를 책임질 수 있는 것 같은 주장은 그 정부의 수명만 단축시킬 것이다. 이제 올 것이 온 것이다. 담대하게 새로운 경제질서에 맞서야만 생존할 수 있다.

앞으로는 기업을 배고픔의 해결사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기업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정의하기에는 지난 100년 동안 기업은 너무나도 다양하고 다차원적으로 진화했다. 그에 비해 우리의 인식은 고정돼 있다. 사전적 정의인 '이윤 획득을 목적으로 운용하는 자본의 조직단위' 정도로 이해하려 한다. 자본의 논리로 자연과 노동을 착취하는 존재라는 인식도 팽배해 있다. 그러나 21세기 기업의 형태는 거대기업부터 1인기업까지 너무나도 다양하다. 자본의 논리보다는 꿈과 아이디어의 실현체로서 역할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자아성취를 목적으로 운영하는 꿈의 조직단위'라는 정의가 적합한 기업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현재 약 2100개의 대기업과 4000개가량의 중견기업이 전체 수출의 82% 이상을 기여한다. 그러나 근로자의 88%는 62만개 중소기업에서 일한다. 이와 함께 자신을 스스로 고용함으로써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1인기업과 소규모 기업이 존재한다. 이런 600만개의 소상공 기업이 한 개의 일자리를 더 만들면 600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거꾸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한 개의 일자리를 없애면 6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앞으로 대규모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사업장은 점점 더 감소할 것이다. 따라서 한두 개 일자리를 가진 기업을 소중히 관리해야 한다.
곧 닥쳐올 일자리 혹한기에 대비해서 10인 미만 기업에 한시적으로 모든 세금을 없애주는 선제적 정책을 제안한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 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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