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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정은, 집권 이후 첫 태양절 참배 '불참'…배경은?

뉴스1

입력 2020.04.16 11:31

수정 2020.04.16 11:35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무력기관 책임일꾼들이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15일 찾았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6일 보도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곳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배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앞서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 2월 16일)에는 이곳을 찾았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무력기관 책임일꾼들이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15일 찾았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6일 보도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곳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배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앞서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 2월 16일)에는 이곳을 찾았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매년 참석하던 태양절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는 집권 이후 처음이다. 지난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이전부터 이어져온 이른바 '로키'(low key) 행보가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1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 내 당과 정부의 고위 간부들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가졌다.

그러나 눈에 띄어야할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태양절은 북한에서 최대 명절로 선전하고 있는 기념일이다. 이 때문에 북한은 해마다 태양절을 전후해 열병식과 군중대회 등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개최해 왔다.

태양절의 무게가 남다르지 않은 만큼 김정은 위원장도 집권 이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고위 간부를 대동하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 위원장의 참배가 보도되지 않았는데, 만약 김정은 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하지 않았다면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같은 이례적인 행보에는 다양한 배경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스스로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유입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국경 봉쇄를 풀지 않고 있으며 최근 사태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상황이 이런 만큼 북한도 전반적으로 규모가 큰 행사는 치르지 않고 태양절을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넘기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위원장의 참배 불참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할 무렵이던 지난 2월16일 광명성절(김정일 전 위원장 생일)에는 당중앙위 정치국원 일부와 군부 인사와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 당시 코로나19로 참배단의 규모는 대폭 줄였지만 참배 자체를 취소하지는 않았다. 이번 태양절 참배 불참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지만, 집권 이후 첫 불참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아울러 현 정세와 여러 정치적 상황상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행보를 축소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 행보가 대내외적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는 차단하고 경제건설 등 내부적인 성과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14일 단거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는데 이에 대한 보도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여기서도 로키 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특별히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대외 보다는 내부에 집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역점사업 중 하나인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개장이 미뤄지고 예정에 없던 평양종합병원 건설이 진행되는 등 국가계획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부에 비치는 모습보다는 내부 결속과 바닥민심 다잡기에 집중하는 등 김정은 위원장이 당분간 로키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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