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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이근형 '화려한 퇴장'…"꿈의 숫자 얻었다"(종합)

뉴스1

입력 2020.04.16 11:49

수정 2020.04.16 12:21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왼쪽)과 이근형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더불어시민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0.3.30/뉴스1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왼쪽)과 이근형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더불어시민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0.3.30/뉴스1

(서울=뉴스1) 이우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총선 승리의 숨은 공로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이근형 기획전략위원장은 여당이 180석의 슈퍼 의석을 얻은 총선 다음날인 16일 동시에 사의를 표했다.

양 원장과 이 위원장은 지난해 5월 취임한 후 민주당의 선거 전략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왔으며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선거 직후 그만둘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인재영입과 비례연합정당 참여 결정 등의 역할을 해온 양 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형기 시인의 시 '낙화'를 인용하며 "다시 야인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결과가 너무 무섭고 두렵지만 당선된 분들이 국민들께 한없이 낮은 자세로 문재인 대통령님과 함께 국난극복에 헌신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적었다.


그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이해찬 대표의 용기와 지혜 덕분이었다"며 "우리 당은 오래도록 그분의 헌신적 리더십에 경의를 표하게 될 것"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중심으로 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최재성 전략기획자문위원장,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과 함께 일했던 것을 영광으로 추억하겠다"며 "더불어시민당을 이끈 최배근·우희종 교수님의 순수와 열정도 감동적이었다. 존경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목표를 위해 모질게 직진만 하다 보니 당 안팎에 상처를 드린 분들도 있을 것이다. 정중히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한다"며 "지난 1년여, 취재에 거의 응하지 못한 불찰 또한 양해를 구한다"고 적었다.

이어 "이제 다시 뒤안길로 가서 저녁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조용히 지내려 한다"며 "여러모로 도와주셔서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공천관리위원과 전략공천관리위원 등을 역임하며 민주당의 공천을 관리해온 이근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금 전 민주당 지도부 회의에서 고별인사를 하고 나왔다"며 "이해찬 대표님을 비롯한 지도부의 '무한 신뢰' 속에서 총선기획단, 전략공관위,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를 모두 맡아 다행히 대과 없이 임무를 수행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투표 당일까지 늘 살얼음판이었다"며 "'꿈의 숫자'를 얻었지만 두려운 결과이기도 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제 더 어른스럽게 더 큰 책임으로 국민 생활을 돌보고 국가를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홀가분하게 떠난다. 몰디브 마시러 모히토로 떠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공개한 전략기획위원회의 총선 전 판세 예측 문석에는 우세와 경합우세, 경합을 합쳐 민주당의 지역구 의석을 163석으로 예측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실제로 민주당이 얻은 163석을 정확히 적중한 것이다.


두 인사 모두 당을 완전히 떠난 듯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들이 정권 후반기에 청와대에 들어가거나 다음 대선 준비를 위해 나설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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