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민주-통합, 이번엔 공수처發 '위성 교섭단체' 신경전

뉴스1

입력 2020.04.17 05:41

수정 2020.04.17 05:41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종합상황판에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이종걸 공동상임선대위원장. 2020.4.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종합상황판에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이종걸 공동상임선대위원장. 2020.4.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2020.4.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2020.4.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이형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이번엔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미래한국당과 합당 대신 '위성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계획은 총선 이후 비례정당과 합당으로 몸집을 키우는 것이었으나, 총선 결과가 한쪽으로 쏠린 상황에서 '숫자 더하기'는 큰 의미가 없게 됐다.


대신 비례정당을 자신들의 '제2교섭단체'로 남게 한다면 곧 다가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구성 등 앞으로 진행할 각종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4·15 총선에서 17석을 확보한 더불어시민당은 바로 민주당과 합당을 추진하지 않고 야권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한 만큼 곧바로 합당을 하기보단 21대 국회의 당면 현안이 될 전반기 국회 원 구성이나 공수처장 임명 등의 협상에 있어 별도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우희종 더시민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5월 중순까지 당규상 해산하기로 돼 있지만, 민주당과 협의할 수 있다"면서 "(열린민주당과 합당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다만 공수처 출범때까지 독자정당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그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다.

더시민의 의석수는 독자적인 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한 의석수(20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열린민주당 등 범여 연합 또는 의원 꿔주기 등으로 모자란 의석수를 해결할 수 있다.

더시민의 한 관계자는 17일 뉴스1과 통화에서 "웬만하면 기존 계획대로 합당하는 것이 원칙을 지키는 일이겠으나, 유연하게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원래 정당으로 돌아갈 의사가 있는 인사들의 경우 상황을 봐서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비례정당 중 가장 많은(19석) 의석수를 확보한 미래한국당도 같은 이유에서 독립정당으로 남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모정당인 미래통합당이 참패 수준의 패배를 기록한 가운데 합당보다는 '제2교섭단체'의 지위를 갖추면서 생기는 이득이 클 수 있다고 본다.

향후 여야 협상 과정에서도 1대1 구도의 협상보단 1대2 협상이 여당을 견제하는데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도 이같은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3석을 얻은 국민의당과 함께 '범야권'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민주평화당(현 민생당)이 정의당과 통합 없이 연대를 통한 교섭단체를 꾸린 바 있다.

염동열 미래한국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통화에서 "아직은 며칠 여유가 있다고 보고 있어 논의를 하는 중"이라며 "공수처 추천위원 문제 등 여러 상황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찌 됐든 국민들에게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는 입장에서 어떤 것이 나은지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더시민은 미래한국당의 선택에 따라 독자적인 교섭단체를 꾸릴지 등 당의 진로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만약 미래한국당이 교섭단체로 남는다면 더시민도 교섭단체를 만들어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전략이 현실화된다면 당장 21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협상테이블에 오를 공수처 관련 협상에서 제2교섭단체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공수처장 추천위원회는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이 1명씩, 여당과 야당이 2명씩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공수처장 추천은 이들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 만큼 야당 몫 2명 중 한 명의 결정 권한이 커진다.


비례위성 정당들이 독자행보를 고민하는 데엔 정당보조금 문제도 걸려 있다.

정당보조금은 보조금의 전체 금액의 50%를 교섭단체 정당에 배분한 후 이후, 5~19석 정당에 5%, 5석 미만 정당에 2%를 배분한다.
만약 야권 진영에서 교섭단체 하나가 더 탄생하게 되면, 여당의 정당보조금은 좀 낮추고 야권 전체의 금액은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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