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더불어시민당 별도 교섭단체 구성 카드 '만지작'

미래한국당이 교섭단체 구성하면 대응 차원서 검토 민주당-더시민 모두 열린민주당과 합당 "검토 안해"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 후 이동하고 있다. 이날 현충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더불어시민당 최배근 공동대표와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당선자들과 함께했다. 2020.04.17. [e-mail]

[서울=뉴시스] 한주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7일 비례대표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더시민)을 당초 계획대로 해체 후 통합하는 게 아닌 더시민만으로 별도 교섭단체를 구성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은 일단 교섭단체 구성보다는 통합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별도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꼼수'를 둘 경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교섭단체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미래한국당의 별도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에 대해 "국민들께는 위성정당으로 지지해달라고 했던 것 아니냐. 그런데 제3 교섭단체로 서로 분신술을 쳐서 교섭단체를 둘 따로 갖는다는 건 상식을 벗어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미래한국당이 꼼수를 부린다면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것이 민의를 지킨다는 차원에서라면 여러가지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윤 총장은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합당한다면) 저희도 합당을 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더시민이 별도 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되면 당장 21대 국회 개원 후 7월 출범 예정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임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공수처장추천위원 7명은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당연직 3명과 여당 추천 2명, 야당 추천 2명으로 이뤄진다. 공수처장 의결에는 6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제3의 교섭단체가 구성되면 이 당이 야당 추천 몫 1명을 가져간다. 만약 현재 17명의 의원을 확보한 더시민이 민주당 의원의 추가 이적 등을 통해 20명을 넘겨 교섭단체 지위를 가지면 여권이 원하는 공수처장 임명이 가능하다.

최배근 전 더시민 공동대표도 전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미래한국당이 별도 교섭단체를 꾸리면 더시민도 별도 교섭단체를 가는 거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최 전 공동대표는 "(미래한국당이 별도 교섭단체로) 유지한다는 생각들이 읽히고 있다 보니까 저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같은 정당이다. (두 당이 통합한다면) 저희도 통합을 할 것이고, 만약 꼼수를 둔다면…"이라며 여운을 남겨 교섭단체 구성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두 당 모두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윤 총장은 "저희가 선거과정에서 무소속 당선돼 돌아온 분들은 안 받겠다,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이야기를 계속 했었다"며 "그 메아리가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식언(食言)을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최 전 공동대표도 "열린민주당과 같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일이라든가 통합이라든가 이런 건 당분간 생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열린민주당 같은 경우는 컷오프(공천 배제) 되신 분들이 나가서 정당을 만들고 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전례를 용인해주면 정당 발전에 방해가 된다"며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원칙과 대의를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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