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전 북한주재 英외교관 "태구민 당선, 얼마큼 변화 만들지 불확실"

뉴스1

입력 2020.04.17 09:47

수정 2020.04.17 11:13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강남갑 후보가 16일 새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21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이 확실해지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0.4.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강남갑 후보가 16일 새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21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이 확실해지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0.4.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 외교관 출신으로 태구민(태영호·58) 미래통합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자와 과거에 국교 수립 협상을 한 경험이 있는 전 영국 외교관은 "태 당선자 배출은 변화의 전조지만 이것이 얼마큼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17일 밝혔다.

제임스 호어 전 북한주재 영국 대리대사는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를 갖고 "태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를 당선시킨 지역 유권자들은 그에게 북한 주민만을 위한 캠페인 이상을 기대할 것"이라면서 "그가 선거구에서 어떤 활동을 벌일지 현재로선 미지수"라고 말했다.

호어 전 대리대사는 2001년 영국과 북한의 국교 수립에 산파역을 맡았다. 1990년대 중반 태 전 공사를 처음 만나 양국 외교관계 수립을 위한 활발한 협상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호어 전 대리대사는 "1995년 혹은 1996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북한 관리들과 정치 대화를 하면서 태 전 공사와 첫 인연을 맺었다"면서 "이후 태 전 공사가 영국과의 외교 관계 수립을 협상하기 위해 북한 협상팀의 일원으로 2000년 런던을 방문했고 그 후 잘 알고 지냈다"고 말했다.

이어 "평양에 부임했을 당시 북한 외무성 대화 상대로 나선 태 전 공사와 정기적으로 접촉했고 이후 은퇴한 뒤에도 런던 주재 북한대사관에 파견된 태 공사와 부인을 생일파티에 초대하는 등 자택에서 여러 차례 식사를 함께하며 인연을 이어갔다"고 회상했다.

또 "태 전 공사는 매우 영리하고 유능하며 외부 세계에 대해 언제나 잘 이해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하면서 "태 전 공사의 국회 입성이 놀랍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됐지만 그가 북한 문제에 집중해 나가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어 전 대리대사는 "태 전 공사가 영리하고 유능해도 효율적인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선 어려운 학습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며 "주목해야 할 흥미로운 과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구민 당선자는 탈북민 출신으로 지역구에서 첫 당선을 이뤘다. 지난 제19대 국회에서 탈북민 출신 조명철 씨가 비례대표(당시 새누리당)로 국회에 입성한 바 있지만 지역구 당선은 아니었다. 이번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태 당선자와 함께 또다른 탈북자 출신이자 북한 인권단체를 이끌고 있는 지성호씨(38)도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호어 전 대리대사는 탈북민 2명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을 두고 "변화를 보여주는 전조"라면서 "얼마큼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 보수 성향의 정당이 입지를 잃어 반대의 선거 결과가 나왔을 때보다 태영호 전 공사와 또 다른 탈북민 지성호 씨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됐다"고 진단했다.


호어 전 대리대사는 "레임덕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던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입지가 오히려 전보다 강화되면서 그가 추진해온 의제가 힘을 받게 됐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을 계속 시도할 것으로 추정할 때 이를 반대하는 야당의 목소리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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