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몸 낮춘 민주당, 머리 숙인 통합당…상반된 총선 마무리(종합)

뉴스1

입력 2020.04.17 14:18

수정 2020.04.17 14:18

이해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과 최배근, 우희종, 이종걸 더불어시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대위 해단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0.4.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해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과 최배근, 우희종, 이종걸 더불어시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대위 해단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0.4.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권한대행(가운데)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국민들에게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선대위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다"며 사과와 함께 고개숙여 인사했다. 2020.4.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권한대행(가운데)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국민들에게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선대위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다"며 사과와 함께 고개숙여 인사했다.
2020.4.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정상훈 기자,이균진 기자,이준성 기자 = 4·15 총선을 마친 여야는 17일 일제히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열고 선거 체제를 마무리했다.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겸손'을 강조하며 더욱 몸을 낮췄고, 참패한 미래통합당은 '국민의 회초리를 맞겠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여당인 민주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들이 참여한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의 합동 선대위 해단식을 가졌다. 180석이라는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성적표를 받은 민주당은 승리의 기쁨을 나누면서도, '오만은 금물'이라며 자중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로부터 성원을 받았고, 그 큰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는 동시에 우리 양당(민주당·시민당)은 그 성원에 보답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정치하면서 제일 중요한 것이 어항 속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라며 "당선되자마자 '나는 지나가는 손님 누구나 볼 수 있는 어항 속에서 투명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 생각해야 한다"고 거듭 당 분위기를 다잡았다.

아울러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도 했다. 열린우리당 당시 과반 획득 뒤 잦은 분열과 구설로 대선 패배와 두 자릿수 의석으로의 추락이라는 경험을 '반면교사'삼아 오만하지 말 것을 주문한 것이다.

황교안 대표와의 서울 종로 대전(大戰)에서 승리한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도 열린우리당 시절을 언급하며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 그때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 앞에 조금이라도 오만이나 미숙, 성급함이나 혼란상을 드러내면 안 된다. 항상 겸손하며 안정감, 신뢰감, 균형감을 드려야 한다"며 "다른 모든 과제는 이상의 과제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저희에게 기대 이상의 의석을 주시면서 저희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도 안겨주셨다"며 "책임을 이행하려면 국민의 뜻을 모으고 야당의 협조도 얻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금은 정치권이 긴급하게 움직여야 할 비상한 시점"이라며 "여야가 하루라도 빨리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한 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서는 쉴 틈이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21대 국회가 열릴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국민들에게는 없다. 국회가 당장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국민의 삶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라며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와 실업대란 긴급대책 수립에 함께 지혜를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국회에서 해단식을 진행한 통합당은 재창당에 버금가는 쇄신 작업을 통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했다. "국민들께서 주신 회초리를 달게 받겠다"고 말하며 총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선대위 한 분 한 분의 노고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의 결과는 참담하기 그지없다"면서 "당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국민들에게 집권세력을 능가하는 유능한 대안세력이라는 믿음을 못 드렸다"며 "무엇보다 변화와 혁신이 부족했다. 보수통합도 미진했다. 보수 우파로서 가치와 품격도 잃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재창당에 버금가는 당 쇄신 작업에 매진하고, 국민들이 표로 보여주신 현안 과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는 각오로 임하겠다. 모든 것을 새롭게 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도 한국당 해단식에서 "정부·여당을 향해서 바꾸라고 요구하기 전에 저희들이 더 많이 바꾸겠다"며 "희생과 헌신, 감동 없이 야권이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반성했다.

원 대표는 "의석 숫자도 중요하지만 실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은 우리 의정사에서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다"며 "그런 사실들을 이제 한국당 21대 총선 당선자들께서 확인시켜 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총선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하며 '원외정당'으로 전락한 민생당의 손학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번 과정을 통해서 제3지대가, 중도정당이 설 수 있는 기반이 정말 약하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며 "제 자신도 정치적으로 최종적인 승리에 이르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비례대표에서 3석을 얻어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다른 거대 정당들은 선거가 끝나면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실용정치가 무엇인지, 국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약속을 지키는 것이 무엇인지를 반드시 해보겠다"고 말했다.


전날(16일) 해단식을 진행한 정의당도 마냥 웃지는 못했다. 지역구에서 '나 홀로' 생환한 심상정 대표는 "20년을 외롭고 고된 길을 걸어왔지만 정의당은 또다시 시작하겠다.
정의당은 진보 대안세력으로서의 길을 찾아갈 것"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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