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총선 여론조사 얼마나 맞았을까…판세 읽었으나 격전지 예측 한계

뉴시스

입력 2020.04.18 10:32

수정 2020.04.18 10:32

서울 종로·광진·동작 등 주요 선거구 예측대로 與 승리 '접전' 예상됐던 대구 수성갑은 김부겸, 주호영에 완패 부산 격전지 진구갑은 '접전 우세' 예측 김영춘 떨어져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막말 파문' 등 주요 변수 미반영 "안심번호로 정확도 높여…오차범위 접전 맞추기 어려워"
[서울=뉴시스]뉴시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3월 초 서울 광진구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5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번 조사는 2020년 1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인구 비례에 따른 림 가중(Rim Weight)을 이용해 가중치를 적용했고 유선 무작위 생성 전화번호 프레임과 통신사 제공 무선 가상번호 프레임 표집틀을 통한 유선(40%)·무선(60%)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실시됐다(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뉴시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3월 초 서울 광진구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5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번 조사는 2020년 1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인구 비례에 따른 림 가중(Rim Weight)을 이용해 가중치를 적용했고 유선 무작위 생성 전화번호 프레임과 통신사 제공 무선 가상번호 프레임 표집틀을 통한 유선(40%)·무선(60%)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실시됐다(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훈 최서진 류인선 기자 =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에서만 163석을 가져가며 압도적 승리를 거둔 가운데 선거 일주일 전까지 공표·보도됐던 각종 여론조사는 판세를 읽는 데 큰 무리는 없었다는 평가다.

다만 오차범위 내 접전 지역 등에 대한 예측에는 여전히 한계를 보였다. 또한 선거 일주일 전까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있어, 선거운동 막판에 터져 나온 막말 파문 등 주요 변수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도 여론조사 정확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각 지역구 별로 보면,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보였던 후보들 중 대다수가 당선증을 받았다. '미니 대선'으로 불렸던 서울 종로의 경우 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58.38%의 득표율을 얻어 39.97%의 통합당 황교안 대표를 18.41%p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앞선 여러 여론조사에서도 20%p 안팎의 격차가 예측됐었다.


관심을 끌었던 서울 광진구을 선거구의 결과도 여론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 고민정 후보는 50.37%의 득표율로 통합당 오세훈 후보를 2.55%p 차이로 따돌렸다. 득표수로 보면 2746표 차이다. 두 후보 간 격차는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좁혀지며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여론조사 결과가 선거 결과로 이어진 경우다.

[서울=뉴시스]9일 뉴시스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서울 강남갑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12명을 대상으로 지난 6~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래통합당 태구민 후보는 52.3%, 더불어민주당 김성곤 후보는 36.8%의 지지율을 기록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격차는 15.5%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에서 태 후보가 앞섰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9일 뉴시스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서울 강남갑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12명을 대상으로 지난 6~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래통합당 태구민 후보는 52.3%, 더불어민주당 김성곤 후보는 36.8%의 지지율을 기록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격차는 15.5%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에서 태 후보가 앞섰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이른바 '낙동강 벨트' 격전지 중 한 곳이었던 경남 양산을 선거구에서도 여론조사 예측이 맞아떨어졌다. 지난 9일 보도된 뉴시스-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김두관 후보 47.2%, 통합당 나동연 후보 42.6%였다. 오차범위를 살짝 벗어난 접전으로 나타났다. 선거 결과 김 후보 48.9%, 나 후보 47.3%로 1.6%p 초접전이었다.

그러나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온 곳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곳이 대구 수성구갑 선거구다. 지난 9일 보도된 KBS-한국리서치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43.6%의 지지를 받으며 48.9%의 통합당 주호영 후보를 추격하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선거에서는 주 후보가 59.8%의 득표율로 39.3%의 김 후보를 크게 따돌렸다.

부산에서 현역 의원인 민주당 후보와 부산시장을 지낸 통합당 후보가 격돌한 진구갑도 여론조사와 선거 결과가 달랐다. 지난 9일 보도된 뉴시스-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김영춘 후보가 통합당 서병수 후보에 9.8%p 차로 앞선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실제 선거에서는 서 후보가 48.51%의 득표율로 45.02%의 김 후보에 신승했다.

이는 선거를 일주일가량 앞두고 여권 일각에서 '범진보 180석' 전망이 대두되고 아울러 통합당의 '개헌저지선' 읍소, 통합당 후보의 '세월호 텐트 XXX' 막말과 지도부의 자중지란 등 변수가 발생하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통합당 지지층 및 부동층이 움직였으나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과 맞물리면서 반영되지 못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서울=뉴시스] 9일 뉴시스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경남 양산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지난 7~8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두관 후보는 47.2%, 나동연 후보는 42.6%의 지지율을 기록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9일 뉴시스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경남 양산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지난 7~8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두관 후보는 47.2%, 나동연 후보는 42.6%의 지지율을 기록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원성훈 코리아리서치 본부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여론조사는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투표는 투표장에 가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이번 여론조사 대부분이 여당 우세로 봤다"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 또한 "큰 틀에서 여당 우위를 예상했으니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면서도 한계를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사전 여론조사가 나름대로 전체 판세를 읽었기 때문에 '여당 1당' 판세는 예측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50개가량의 지역구는 5%p 이내 차이로 결정됐는데, 이건 오차범위 내에 있는 거라서 맞출 수가 없다.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을) 같은 경우처럼 몇백표 차이 나는 그런 지역구는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큰 방향은 맞았으나 지역별로 수도권에서의 격차를 잡아내지 못한 부분, 영남권에서의 통합당 장악력을 짚어내지 못한 부분은 한계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17일 뉴시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서울 동작구을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전 판사는 43.0%, 미래통합당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40.2%의 지지율을 기록 하여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17일 뉴시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서울 동작구을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전 판사는 43.0%, 미래통합당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40.2%의 지지율을 기록 하여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전문가들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여론조사보다는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휴대전화 안심번호 도입 등 조사 방식에 변화를 준 것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여론조사가 출구조사보다 예측력이 있었다"며 "지난 총선과 다르게 안심번호를 사용한 게 여론조사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었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kime@newsis.com, westjin@newsis.com, ryu@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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