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99석 될 뻔한 통합당…'어부지리'로 개헌 저지선 겨우 사수

뉴시스

입력 2020.04.19 09:56

수정 2020.04.19 09:56

통합당, 용산·평택을 등 4곳 '진보 표' 분산돼 어부지리 당선 與, 수도권 압승했지만 '고득점'은 적어…대개 50% 안팎 득표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0.04.1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0.04.1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미래통합당은 21대 총선에서 지역구(253곳)의 절반에 가까운 121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역대급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서울 49곳 중 8곳, 인천 13곳 중 1곳, 경기 59곳 중 7곳 등 16석(13.2%)을 얻는 데 그쳐 수도권에서 민심의 냉혹한 심판에 철퇴를 맞은 셈이다.

미래통합·미래한국 의석수는 지역구 84석과 비례대표 19석을 합하면 총 103석이 된다. 이를 두고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꼭 필요한 만큼이라도 표를 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드린다.
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작은 힘이나마 남겨주셨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당 내에서도 개헌 저지선(100석)을 가까스로 지켜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으나, 일부 지역구에선 어부지리(漁父之利) 승리도 있었다. 자칫 개헌 저지선 마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으로 그만큼 민심은 훨씬 싸늘했다.

4·15 총선 지역구 개표 결과를 살펴보면 서울 용산에서 통합당 권영세 당선인은 47.8% 득표했다. 민주당 강태웅 후보(47.1%)와 불과 0.7% 차이로 힘겹게 승리를 거둔 것이다.

통합당은 용산 탈환에는 성공했지만, 정의당 정연욱 후보(3.1%)와 민중당 김은희 후보(0.4%)의 '진보 표'가 분산되지 않고 여당으로 쏠렸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만약 용산에서 고배를 마셨다면 서울에서 통합당 깃발은 '강남벨트'가 유일하다. 도심 한 가운데속 섬처럼 지지층이 고립돼 있는 것이다.

여야 일대일 구도에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을 지역구는 경기 평택을에서도 마찬가지다.

평택을의 현역 유의동 의원은 득표율 47.6%로 당선됐다. 민주당 김현정 후보가 46.1%의 득표율을 얻어 불과 1.5% 차이로 석패했다.

이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에 반발한 무소속 이인숙 후보(2.8%)와 민중당 김양현 후보(1.4%)의 표가 민주당에 쏠렸다면 여당이 낙승을 거뒀을 수 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종합상황판에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2020.04.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종합상황판에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2020.04.15. photo@newsis.com

부산에서도 통합당이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에서 덕을 본 측면이 없지 않다.

부산 기장군의 정동만 당선인은 과반에 가까운 49.6% 득표율로 당선됐으나, 민주당 후보 경선에 참여했다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한선 후보(5.0%)와 국가혁명배당금당 박상근 후보(0.9%)의 표가 민주당 최택용 후보(44.4%)에게 몰렸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

부산 진갑에서 통합당 서병수 당선인은 48.5% 득표율로 민주당 김영훈 후보(45%)를 접전 끝에 이겼다. 무소속 정근 후보(5.5%)와 민생당 정해정 후보(0.4%), 국가혁명배당금당 김정희 후보(0.5%) 등 다른 군소 후보들에게 표가 분산되지 않았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통합당이 어부지리 격으로 당선된 4곳이 여당으로 넘어갔다면 통합당의 의석수는 99석이 된다. 개헌 저지선마저 사수하지 못하는 최악의 참패는 물론 지금보다 더 무기력한 야당 신세로 전락할 뻔했다.

4·15 총선에서 180 대 103이라는 압도적 차이로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뛰어 넘는 압승을 거둘 수 있게 된 원동력은 '수도권의 힘'이었다. 민주당은 수도권 121곳 중 103곳에서 야당을 제치고 대승했다.

[서울=뉴시스]21대 총선 정당별 최종 의석수(개표완료).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21대 총선 정당별 최종 의석수(개표완료).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민주당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 17석을 포함해 180석을 따내 '슈퍼 여당'으로 불리지만, 수도권에선 압승 다운 압승을 거둔 당선자가 많지 않았다.

호남에서 70~80% 선의 높은 득표율을 보인 것과 달리 서울에선 49곳 중 41곳에 '파란 깃발'을 꽂았으나 60% 이상 득표율은 5명에 불과했다.
김영배(성북갑·60.9%), 박용진(강북을·64.4%), 우원식(노원을·62.6%), 박주민(은평갑·64.2%), 김영호(서대문을·61.3%) 외에는 대체로 50% 안팎의 접전 끝에 당선된 경우가 많았다.

경기권에서도 민주당은 59곳 중 51곳을 이겼지만 당선인 중 60% 이상 득표자는 백혜련(수원을·60.6%), 김태년(성남수정·60.3%), 김상희(부천병·60.5%), 양기대(광명을·64%), 조정식(시흥을·67%), 김민기(용인을·60%), 윤후덕(파주갑·60.9%), 이원욱(화성을·64.5%), 권칠승(화성병·64.4%), 정성호(양주·62.6%) 등 10명이었다.


인천에선 13곳 중 11곳을 민주당이 싹쓸이했으나 유동수(계양갑·60.4%), 신동근(서구을·61.6%) 등 2명만 '고득점'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