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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코로나 위기, 업종별 차별화된 해법 필요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21 17:00

수정 2020.04.21 17:00

[여의나루] 코로나 위기, 업종별 차별화된 해법 필요
코로나로 경제가 위기지만, 산업별 영향은 업종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첫째, 내수업종의 경우 사람 간 대면이 필요한 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 재택근무 가능 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 간 어려움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먼저 전시, 유통, 관광 등 대면관계가 필요한 일부 업종은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세 자영업은 물론, 대규모 시설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 심지어 비영리단체들도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항이나 전시장과 관련된 업종이 심한 타격을 받고 있다. 공항이용객 축소와 각종 전시회나 박람회 취소로 인해 매출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전시 주최자는 물론 COEX 등 전시장 운영자도 전시회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유틸리티 등 고정비 지출이 불가피하고, 전시장 입주 각종 매장의 이용률 저하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반면 사람 간 대면이 없어도 사업이 가능한 온라인 물류나 유통, 온라인 영상 대여업 등은 상대적으로 호황을 맞고 있다. 재택근무나 외출 자제 등으로 온라인 주문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늘어나는 것이다. 최근 이들 업종에선 야간근무를 해야 할 정도로 일손이 모자라 인력충원이나 임금상승도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재택근무 가능 업종은 코로나로 인한 업무차질을 재택근무로 보완하면서 큰 어려움 없이 유지되고 있다. 금융이나 보험 등이 좋은 예다. 반면 건설, 운수, 항공 등 현장에 사람이 나와야 할 업종은 어려움이 크다. 주요 항공사들마저 매출이 대폭 감소하면서 파산위기에 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는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바, 재택근무가 가능한 업종에서는 고용이 유지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업종에선 무급휴직을 확대하는 등 고용 유지조차 쉽지 않게 된 것이다.

둘째, 주력 수출업종의 경우도 업종별 영향이 다르다. 값싼 의류, 음식료품, 각종 조명기구 등 의식주와 관련된 필수 범용 소비재들의 경우엔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재화이고 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전자상거래나 평소 무역시스템을 통해 수출이 원활하게 지속될 수 있으나 자동차, 백색가전 등 내구소비재의 경우엔 상당한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입장에선 구매 시기를 연기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제품으로도 얼마동안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업종의 제품은 다양한 부품과 소재로 조립되는 특성으로 인해 부품공장 중 한 곳이라도 가동이 중단되는 경우 완성품 제조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미 삼성, LG 등 가전업체가 해외시장 마비와 해외공장 가동중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자동차 5사의 경우도 미국과 유럽의 영업점 폐쇄와 공장 가동중단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철강, 2차전지, 부품소재, 공작기계 등 이들 내구소비재 산업의 후방산업으로 작용하는 자본재 산업들은 내구소비재의 판매 절벽과 공장 가동중단으로 연쇄적으로 어려움이 확대되고 있고 내구소비재 산업의 어려움이 확대되면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제까지 우리 정부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효과검증이 안된 이동제한이나 국경통제라는 일반적 접근보다는 코로나 진단키트 조기 인증과 일일 3만명 이상의 유증상자 검사, 감염자 등의 효과적 격리 등 정교하고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감염원을 효과적으로 차단함으로써 방역의 모범을 보여준 바 있다. 코로나로 인한 산업위기 해결도 막연한 일반적 접근보다는 업종별로 정교하고 과학적인 접근으로 이루어낼 필요가 있다.
무차별한 지원보다는 대면접촉이 필요한 업종,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업종, 수출 주력업종 중 내구소비재 업종 등 업종별 어려움을 잘 파악해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지원효과를 극대화하길 바란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前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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