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소니의 부활… "OLED 영토 넓어진다" LG전자의 여유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26 18:09

수정 2020.04.26 18:30

美 컨슈머리포트 소비자 보고서
소니, 60형대 이상 TV 78점 1위
LG 77점· 삼성 76점 각각 2·3위
OLED TV, 한·일 양강구도 재편
소니가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국제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최첨단 기술력을 집약한 모바일, 오디오 및 디지털 이미징 신제품을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소니가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국제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최첨단 기술력을 집약한 모바일, 오디오 및 디지털 이미징 신제품을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스스로 빛을 내는 TV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을 이끄는 LG가 과거 TV업계를 호령했던 소니의 맹추격을 받으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니의 부활로 OLED TV시장이 한·일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어서다. 다만, LG전자는 액정표시장치(LCD)가 주류인 세계 TV시장 판도를 깨기 위한 전략적 측면에서 OLED 진영의 영토 확장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26일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가 2017년부터 3년간 브랜드별 TV 제품의 소비자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60형대 이상 TV에서 소니가 78점을 차지해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77점)와 삼성전자(76점)는 각각 2위, 3위를 차지했다. 55~59형대 TV에서도 소니는 79점으로 LG전자(77점), 삼성전자(74점)을 넘어섰다. 컨슈머리포트는 "소니 TV는 거의 모든 크기 범위에서 테스트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고 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업체 간 경쟁이 가장 심한 50~60형대 이상 프리미엄 TV에서 성능을 인정받으면서 국내 선두 업체들도 긴장하는 상태"라고 했다.

2000년대 '몰락의 길'을 걷던 소니가 부활을 할 수 있었던 건 2017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OLED TV 때문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를 TV에 적용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을 한 것이다. 2000년대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LCD로 변하는 시장 흐름에 편승하지 못해 업계에서 도태된 이후 빠르게 체제 전환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OLED TV 선두 기업인 LG전자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글로벌 TV 업계 관계자는 "소니가 한동안 주춤했지만 자체 기술력이 워낙 높았고, 해외에선 브랜드 파워가 강하다"면서 "LG와의 경쟁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 소니의 OLED TV는 이달 컨슈머리포트의 최고 제품으로 선정된 상위 15개 TV 모델 가운데 1위, 2위를 포함해 5개 모델로, 9개 모델이 상위권에 선정된 LG전자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특히 프리미엄 OLED TV 진영에선 LG전자를 넘어선 모양새다. 시장조사 기관 IHS마킷이 지난해 2500달러 이상의 고가 TV시장을 분석한 결과, 소니가 24.7% 점유율(금액기준)로 LG전자(17.3%)와의 격차를 이어갔다. 전체 OLED TV 내 판매 비중에선 소니가 22.4%로, LG전자(55.2%)와의 격차를 좁혔다. 2017년 양 업체간 OLED TV 판매 비중 격차는 62%포인트였다.


업계에선 소니와 LG전자의 경쟁을 기반으로 향후 OLED TV 시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OLED TV 수요 확대를 노리는 LG전자와, OLED 패널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 소니의 약진이 경계되면서도, 한편으론 기회 요소인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소니는 자국이나, 북미 시장에서 높은 시장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현재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OLED TV 진영을 더욱 빠르게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소니 같은 경쟁 업체가 있는 점은 도움이 되는 요소"라고 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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