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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국정원 "세월호 잊자" 영상 제작해 일베에 뿌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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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국정원 "세월호 잊자" 영상 제작해 일베에 뿌렸다(종합)
27일 오전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에 대한 수사요청 기자회견'에서 박병우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소위원회 국장이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 조사 경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0.4.2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박근혜 국정원 "세월호 잊자" 영상 제작해 일베에 뿌렸다(종합)
국정원 현장직원(오른쪽)이 지난 2014년 8월20일 김영오씨의 주치의가 근무하던 서울동부병원을 찾아 병원장을 만나는 장면(사참위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세월호 참사 당시 국가정보원이 민간인들을 사찰한 정황이 확인됐다. 과거에도 국정원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민간인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은 있었으나 그 진상이 조사나 수사를 통해 밝혀지지는 않았다.

세월호 참사를 진상규명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사참위 대회의실에서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에 대한 수사요청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에서 사참위는 "국정원의 세월호 유가족 등 민간인 사찰 및 개인정보 수집 등과 관련해 조사한 결과 국정원 법상 직권 남용의 금지 및 직권남용죄 등 범죄 혐의에 대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며 "국정원 전·현직 직원 5명과 불상의 직원 수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월호특별법 제정 위해 단식한 '유민아빠' 사찰

먼저 사참위는 세월호 참사 당시 딸 김유민양을 잃고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간 단식을 했던 김영오씨(53)에 대해 국정원 직원의 정보수집과 보고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사참위에 따르면 최소 2명 이상의 국정원 직원이 김씨와 관련된 최소 3건 이상의 보고서를 작성해 국정원 내부망에 보고했다. 보고서에는 김씨의 단식 농성과 관련한 여론의 반응, 김씨의 주치의와 관련한 정보, 보수권에서 김씨를 비판하는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는 계획 등이 담겼다.

심지어 국정원 현장 직원은 김씨의 주치의가 근무하고 있었고 추후에 김씨가 입원하게 되는 서울동부병원을 방문해 병원 원장 등을 면담했으며 이 내용을 보고서로 작성해 보고했다.

병원을 찾았던 국정원 현장 직원은 사참위 조사에서 "일상적인 정보수집 활동"이라고 해명했지만 사참위는 당시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두 사람의 만남이 일상적인 만남으로 보이지 않으며 병원장 또한 통상적 업무로 면담을 한 것은 아니라고 진술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참위는 2014년 8월21일 김씨의 고향인 전북 정읍시 동향 담당 공무원이 김씨의 모친을 통해 확인한 김씨의 인적사항이 추후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김영한 수석의 수첩에서 확인됐다며 보고과정에서 국정원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국정원이 김씨를 사찰한 것에 대해 사참위는 "반대 여론을 형성하고, 이슈 전환, 정국 전환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세월호 유가족과 민간인에 대한 정보 수집해 사찰을 진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 등으로 보고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참사 이튿날부터 유가족들 행동 면밀히 감시해

더불어 사참위는 지난해 7월 국정원으로부터 세월호 참사 관련 동향 보고서 215건을 입수해 조사한 결과 48건의 보고서가 유가족 사찰과 관련된 것임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참사 이튿날인 2014년 4월17일부터 11월 5일까지 8개월간에 걸쳐 작성됐으며 4월17일에는 하루 11건의 보고서가 생산됐다.

국정원 직원은 사참위 조사에서 참사 직후 유족들이 모여있는 현장에서 7~8개(명)의 '협조자 또는 채널'을 통해 가족들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진술했으나 사참위는 국정원이 작성한 보고서에 가족들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국정원 직원들이 직접적으로 정보수집 활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국정원의 보고서에는 '여성들이 속옷을 빨아 입을 수가 없어 며칠째 입고 있다고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세세한 정보를 비롯해 일부 실종자 가족 중 강경 성향을 가진 가족이 있다는 성향 분석 내용도 담겼다.

사참위는 국정원이 유가족 관련 개인 사생활을 포함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보고했으며 2014년 5월 이후에는 안산에서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에 대한 보고서가 작성돼 청와대 비서실장, 국정기획·정무·홍보수석 등에 보고된 사실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진상규명 요구 목소리 누그러뜨리려는 활동 정황도

또 사참위는 국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세월호 참사 관련 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9건의 보고서가 여론 조작과 정국 제언 형식과 관련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수(건전) 세력(언론)을 통한 맞대응'과 '침체된 사회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일상복귀 분위기 조성' 등의 제목으로 작성된 국정원의 보고서에는 정부를 비판하는 유족·시민단체를 보수언론과 논객 등을 통해 공격하고 세월호 추모 분위기를 공익광고 등의 캠페인으로 누그러뜨려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들 보고서에는 '비판세력의 희생자 추모 빙자 對(대)정부투쟁 활동 방치 시 여론 쏠림으로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어 보수권의 맞대응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있다며 보수단체를 통해 '건전 추모행사'를 개최하거나 보수언론을 통해 '유족을 이용한 정치공세와 유족들의 떼쓰기의 문제점'을 알려야 한다는 제언이 포함됐다.

특히 사참위는 국정원이 자체적으로 예산을 들여 '세월호 참사를 이제 그만 잊고 새로운 사회를 위해 나아가자'는 내용의 동영상을 외주를 통해 만들었으며 이를 한 유튜브 계정에 게시했다고 밝혔다.

사참위가 확보한 국정원 보고서에는 해당 동영상이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의 '건전 사이트'에서 활발하게 유통돼 조회수가 1만을 넘어서 분위기 조성에 성공했다고 자평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이날 발표를 들은 장훈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국가폭력으로 규정할 수 있는 국가 정보기관의 사찰행위를 단순히 직권남용과 개인정보보호법을 적용해 수사요청하는 것은 미흡한 결정이라며 유가족들이 관련 사건에 대해 별도로 고소·고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7년 6월 출범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적폐청산TF는 국정원의 불법사찰, 정치개입, 여론 조작 등의 사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지만 세월호 관련 인물에 대한 사찰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더불어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에 대한 검찰 수사도 현재까지는 진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