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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기회 잡으려면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29 17:43

수정 2020.04.29 18:50

[fn논단]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기회 잡으려면
국내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이다. 2월 말 한때 800명을 넘던 일일 확진자 수는 4월 말 들어 10명 안팎으로 안정됐다. 이런 결과는 국내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오랜 시간 노고와 희생을 아끼지 않으며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 방역·보건 분야 공무원 그리고 자가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협조하고 동참해준 국민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60만명 이상의 검사와 1만명 이상의 누적 확진자가 있었고, 일상의 불편과 생업에 위협을 감내한 수많은 격리자와 그 가족이 있었으며, 무엇보다 244명의 안타까운 희생자가 나왔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까지 계속해서 철저하고 신중한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코로나19 자체의 진정 추세와 달리 경제충격은 다양한 경로로 중첩되며 상황을 빠르게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 3개월간 코로나19가 국내 산업에 초래한 충격은 그 규모와 심도에서 과거 우리나라가 겪었던 대부분의 위기를 능가한다.

통계청 생산·내수·수출·설비투자 등 주요 지표 변화를 외환위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세계 금융위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초기 3개월과 비교하면 거의 모든 지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난다. 3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19만5000명 감소했고, 일시휴직자는 126만명이나 늘었다.

한국은행 기업경기실사지수 중 전 산업 업황실적은 1월 75, 2월 65, 3월 54로 빠르게 낮아지고 있고 업황전망은 3월 69에서 4월 53으로 더 빠르게 낮아져 당분간 심각한 기업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

한편 블룸버그는 주요 20개국(G20)의 2·4분기 경제성장률을 -11%로 전망했고,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4개월 전 전망치보다 무려 6.3%포인트 삭감한 -3%로 수정 전망했다. 해외 수요위축과 공급망 마비는 과거 위기 시의 보루였던 우리나라 수출을 크게 약화시킬 것이 확실시된다. 실제로 1-3월 전년동기 대비 -1.4%였던 수출은 코로나19의 주요국 확산과 함께 4월 1~20일 기간 -26.9%로 급락했다. 향후 실물·고용부문 침체가 금융·자산부문으로 전이되는 복합불황마저 우려된다.

그렇다면 개인, 기업, 산업, 국가가 이번 위기에서 생존하고 위기 이후 다시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당장은 불확실성이 너무 높아 어디를 어떻게 손대야 할지 가늠조차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 위기극복의 경험을 돌아보면 상황에 대한 유연한 적응력이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절박함에서 비롯된 혁신이 새로운 변화를 가속시켰음을 알 수 있다.

먼저 사회적 약자가 코로나19로 인한 당장의 생존위협을 면할 수 있도록 신속한 정책 마련과 실행이 시급하다.
다음으로 사회 전체의 적응력과 혁신성을 높이도록 시스템과 법·제도 개편이 절실하다. 이를 위한 정책 어젠다로 긴급재난지원, 긴급복지, 긴급경영자금, 일자리안정자금 등 단기지원과 의료·방역체계, 사회안전망, 디지털 인프라, 경제산업의 디지털 전환, 혁신투자, 규제개혁, 기업 구조조정 및 사업전환 등 중장기 구조개선을 주요 요소로 포함하고 특히 개인과 기업의 혁신이 발휘되는 환경 조성을 최우선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올해 남은 상반기 방역과 하반기 경제정책이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김인철 산업연구원 산업정책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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