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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뉴노멀로 정착시켜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03 17:11

수정 2020.05.03 17:11

국민 스스로 방역주체 돼야
큰 불길 잡았지만 방심 금물
황금연휴가 끝나는 오는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마감되고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일 정세균 본부장(국무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고 중앙부처 및 17개 시·도와 함께 이같이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달 22일부터 지속돼온 3차례에 걸친 사회적 거리 두기가 45일만에 종료됐다.

이른바 생활방역은 생활과 방역이 조화를 이루는 체계다. 코로나19 사태로 멈춰섰던 일상으로 복귀하되 재유행 가능성을 차단하는 뉴노멀(새로운 일상)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앞서 정부는 하루 신규 환자 50명 이하, 감염 경로를 모르는 환자 비율 5% 이하, 방역망 내 통제 여부 등을 생활방역 전환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고 이를 충족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동안 국내 하루 신규 확진 환자 수는 지난 4월 8일 53명으로 집계된 이후 이날까지 25일째 50명 이하로 보고됐다. 감염 경로 미확인 환자 비율은 5% 안팎을 오가고 있다. 의료·방역체계도 감당할만한 수준에 들어섰다. 이에 따라 박물관과 미술관 등 공공 실내 시설 운영이 재개의 수순을 밟는다. 또 종교시설,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 학원·PC방·노래방 등의 운영제한도 완화된다. 각급 학교의 등교 시기와 방식 등도 발표될 예정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국내 확진자 발생을 줄이는 효과가 컸지만, 계속 유지하기에는 사회·경제적 충격파가 너무 크고, 국민 피로도가 매우 높다. 당장 소비와 지출 둔화로 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면서 '실직 한파'가 닥쳤다.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등교 개학을 하지 않으면서 맞벌이 부부 등의 보육 부담도 한계에 부딪히기 일보 직전이다.

코로나19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사실상 완전 종식은 어렵다. 당분간 감염병에 적응하며 생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생활 속 거리두기는 사회·경제활동을 보장하되 국민 개개인이 스스로 방역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를 지키는 방역 주체가 된다는 뜻이다.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기침예절 등 기본적 위생수칙 준수와 함께 업무나 운동을 할 때도 최대한 대면접촉을 피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팬데믹(대유행)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단지 큰 불길을 잡았을 뿐이므로 경각심을 풀면 안된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언제 끝날지 요원하다. 긴 싸움에서 이기려면 꼼꼼한 유사시 대비가 긴요하다.
방역 생활화, 의료진·장비 확보와 함께 관련 법과 제도를 감염병 시대에 걸맞도록 정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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