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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한복 교복

노주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06 18:20

수정 2020.05.06 18:20

한복, 한식, 한옥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전통문화이다. 우리의 의식주 그 자체이기도 하다. 한복은 자연에 순응하는 한국미의 상징이다. 한식은 한국인이라는 DNA를 형성하는 최고의 건강식이다. 한옥은 민족의 얼과 혼이 담긴 그릇이다. 한복, 한식, 한옥이 한류의 뿌리를 이룬다.


한복에 대한 국제적 주목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외국인 한복 예찬론자가 즐비하다. 중국의 치파오, 일본의 기모노, 베트남의 아오자이, 아랍의 칸두라와 차도르, 인도네시아의 바틱 등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민속의상 중 단연 군계일학이다.

19세기 서세동점 이후 정장이라고 하면 양복이나 양장을 뜻하게 됐다. 동양문화의 퇴행을 초래했다. 블라우스와 와이셔츠, 원피스와 스커트, 바지와 재킷 같은 유럽 민속의상이 우리 사회의 격식을 갖춘 옷이 됐다. 한복의 쓰임새는 혼례나 명절, 행사용으로 축소됐다. 한복은 아름답지만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꺼리는 사람이 늘어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는 한복을 일상생활에서 되살리기 위해 '한복 교복' 시범 중·고교를 오는 29일까지 공모한다. 디자인 공모전과 품평회 등을 거쳐 모두 53종의 다양한 교복 시제품을 개발했다. 활동에 불편하지 않게 하의 길이와 상의 품을 넉넉하게 디자인했다. 자주 세탁해야 하는 교복의 특성을 고려해 내구성과 기능성을 갖춘 원단을 사용했다. 빠르면 올 2학기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강원 횡성에 위치한 민족사관학교와 경남 진주 삼현여고 학생들은 생활한복을 교복으로 입고 있다. 학교의 정체성과 학생의 개성을 드러낸 한복교복에 대한 학생들의 자부심과 만족도가 다른 학교보다 높다고 한다.


개량한복의 진화는 눈부시다. 서울이나 전주, 경주 같은 고도를 찾은 외국 젊은이들이 화려한 한복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면서 사진 촬영에 열을 올리는 광경은 흔한 풍경이다.
한복교복 세대 학생들의 출현과 한국미를 상징하는 한복의 부활을 기대한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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