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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文대통령이 진정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07 17:54

수정 2020.05.07 17:54

앞으로 남은 2년 동안
혁신한국 토대 세우길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 5년 임기 중 3년을 꽉 채운다. 앞으로 2년 남았다. 문정부 3년에 대한 평가는 긍정 일색이다. 4·15 총선과 지지율이 그 증거다. 지난달 총선에서 집권 더불어민주당은 압승을 거뒀다. 최근 문 대통령 지지율은 60%를 넘나든다.
5년 단임제 아래서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높다.

코로나19 사태는 문 대통령에게 전화위복이 됐다. 이른바 'K방역'은 세계의 모범이 됐다. 주요국 가운데 한국처럼 사람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비록 무관중이지만 프로야구도 막을 올렸다. 미국 스포츠 방송사 ESPN이 KBO 리그를 생중계하는 전대미문의 일까지 생겼다. 올가을 또는 겨울에 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코로나 2차 대유행만 잘 틀어막으면 문 대통령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것 같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했다. 잘나갈수록 몸을 낮춰야 한다. 코로나 방역을 잘해도 경제 방역에 실패하면 절반의 성공일 뿐이다. 문 대통령은 수차례 비상경제회의를 소집해 발빠르게 대응했다. 고용지원금도 풀고, 소상공인을 돕는 대책도 내놨다. 금융시장 안정조치도 취했고, 한국판 뉴딜대책 마련도 지시했다.

우리는 문 대통령이 한발 더 나아가길 바란다. 위기는 경제체질을 바꿀 기회다. 20여년 전 외환위기 때 김대중정부는 기업·금융·공공·노동 등 4대 부문을 전면 쇄신했다. 은행들은 줄줄이 간판을 접고 부실기업은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실업대란의 아픔을 겪었지만, 고통을 감내한 덕에 한국은 2001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에서 조기 졸업할 수 있었다. 주목할 것은 당시 김 대통령이 고용시장 유연화를 위해 정리해고제를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친노동 성향의 진보정부에선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코로나 경제위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꿀 기회다. 진단키트를 비롯한 K바이오는 이미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 같은 혁신이 산업 전 분야에서 들불처럼 일어나야 한다.
한국 경제가 빠른 추종자(패스트 팔로어)에서 선도자(퍼스트 무버)로 거듭나려면 기업가정신을 북돋우는 규제완화가 필수다.

문 대통령은 3년 전 취임 직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다시 찾아오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이 남은 2년 동안 한국 경제를 규제공화국에서 혁신의 낙원으로 체질을 바꾼다면 진정 성공한 대통령이란 평가를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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