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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대통령 주재 수출비상회의가 필요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1 18:55

수정 2020.05.11 18:55

5월초 실적도 곤두박질
한국경제 뿌리 흔들릴판
코로나19에 따른 수출쇼크가 확연해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46.3%나 추락했다.

수출 경고음은 바이러스 발병 초기부터 요란하게 울렸다. 하지만 실상은 예상보다 더 참혹하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 수출실적은 지난 3월 0.7% 감소에 이어 4월 23% 급락하며 충격을 안겼다. 향후 수출은 더 추락할 수 있다.
이달 10일까지 무역수지 규모도 26억달러 적자다.

수출이 직격탄을 맞은 것은 바이러스로 전 세계의 빗장이 강고해진 데 따른 것이다. 생산차질과 수요 급감이라는 초대형 악재를 불러왔다. 여기에 널뛰기 유가 돌발변수까지 끼어있다. 이달 수출피해 품목을 보면 전 분야에 고루 퍼져 있지만 석유제품과 승용차 감소폭이 특히 크다. 원유보다 헐값에 팔아도 수요처를 찾을 수 없는 석유제품은 수출이 75%나 빠졌다. 시민들 발을 다 묶어버린 전 세계 봉쇄령에 승용차는 수출이 80%나 급감했다.

길이 막히고, 거래가 끊기는 고립주의는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로 인한 세계 경기침체는 이제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 가을 코로나 재유행 우려도 커지는 가운데 해외시장 정상화는 전망이 극히 불투명하다. 코로나19 발원지 책임공방까지 섞인 미·중 무역갈등 역시 하반기에 더 복잡한 형태로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두 나라의 보복전 파장은 전 세계에 예상 못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수출로 버텨온 우리나라는 지금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 우리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이 44%에 달한다. 수출의존도 순위가 주요 20개국(G20) 중 네덜란드, 독일에 이어 3위다. 전 세계가 다 같이 어렵다고 하지만 수출이 막힐 경우 우리가 받을 치명타는 가늠조차 안된다. 수출 최전방 기업들에서 우선 받은 타격이 관련 계열사, 부품사, 중소기업 등으로 무차별 확산될 수 있다. 수출피해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 전체가 흔들리는 건 물론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 스스로 수출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 장단기 풀어야 할 규제, 산업구조개혁 방향도 다시 고민하는 게 맞다. 대통령 주재로 수출비상경제회의를 열어 이를 적극 해소해나갈 것을 제안한다.
1960, 1970년대 기적의 수출성장을 일궈냈던 것도 정부의 이런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대통령 언급대로 지금은 경제 전시상황이다.
직접 수출현안들을 챙겨 적극적인 대비책을 강구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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