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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악재 텔레그램, 이번엔 블록체인 프로젝트 ‘톤 네트워크’ 전면중단 선언

김소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3 17:19

수정 2020.05.14 06:36

가상자산 ‘그램’ 토큰 발행 앞두고
美 SEC 규제 넘지못해 결국 포기
독립적 커뮤니티 ‘프리톤’ 활용
독자 네트워크로 출범 가능성도
최근 성착취물 제작 및 유통 경로인 n번방으로 곤욕을 치른 텔레그램이 이번에는 자체 블록체인 프로젝트 '톤(TON) 네트워크' 출시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017년 처음 톤 네트워크와 자체 가상자산 그램(Gram) 토큰 발행 계획을 발표한 텔레그램이 미국 금융당국과의 지속적인 마찰 끝에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것으로, 텔레그램이 잇따라 각국 규제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가상자산 사업 중단

12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파벨 두로프(Pavel Durov) 텔레그램 대표는 '톤은 무엇이고 왜 그것을 종료하나(What Was TON And Why It Is Over)'라는 공지를 통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규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자체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공식 종료한다"고 밝혔다.

SEC는 지난해 10월 톤 네트워크가 출시되기 직전 텔레그램을 미국 증권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텔레그램이 지난 2018년 그램 토큰에 대한 17억 달러(약 2조 865억원) 규모 ICO(가상자산공개)를 진행한데 따른 후속조치였다.

뉴욕 남부지방법원 역시 지난 3월 "SEC가 텔레그램의 그램 토큰 판매를 '미등록 증권' 판매로 정의한 것을 인정한다"며 4월로 예정됐던 그램 발행 계획을 철회토록 명령했다.


당시 법원은 그램 토큰이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디에서든지 유통되선 안된다고 판결했다.

두로프 대표는 공지를 통해 이러한 미국 정부의 개입에 대해 전면 비판했다. 그는 "미국 법원은 톤 플랫폼이 출시되면 단 한명의 자국 시민이라도 해당 플랫폼에 접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라며 "금융과 기술에 관해선 지구촌은 단 4%에 해당하는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톤 네트워크 독립 출범

두로프 대표는 또 "이번 판결로 다른 나라들이 자국 국민에게 무엇이 좋고 나쁜지 결정할 주권이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단일 국가 결정으로 전세계 국민이 톤 네트워크와 그램 토큰의 수혜를 누리지 못하는 점은 유감"이라 밝혔다.

하지만 텔레그램의 이번 철수 결정이 톤 네트워크의 끝은 아닐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두로프의 공지가 지난 7일(현지시간) 톤 네트워크의 독립적인 검증자 커뮤니티인 '프리톤(Free TON)'이 독자적으로 톤 블록체인을 출시한 직후 발표된 것이란 점에서다.

톤 네트워크 개발자이자 프리톤의 핵심 멤버인 미챠 고로셰브스키(Mitja Goroshevsky)는 두로프 대표의 발표에 대해 "텔레그램의 분권 정신에 동감하며 이는 프리톤의 방향과 정확히 일치한다"며 "전세계에 톤 네트워크를 개발하고 배포해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 닿게 할 것"이라 강조했다.


두로프 대표 역시 "세계의 분권과 균형, 평등은 우리 세대가 직면한 가장 큰 전투"라며 "우리가 실패한 곳에서 당신이 성공하길 바란다"며 톤 네트워크의 독립적 출범을 독려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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