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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화보' 속 그곳, 완주 오성한옥마을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5 08:56

수정 2020.05.15 09:21

【완주(전북)=조용철 기자】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2019 서머패키지'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전북 완주가 최근 들어 'BTS 성지순례'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완주군은 전북의 시군 가운데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며 전주시를 포함해 8개 시군과 경계를 이루는 전북의 중심 지역이다. 완주는 전북의 또다른 청정지역이자 풍경 자원을 자랑한다. 백두대간 줄기 중 노령산맥에서 뻗어나온 줄기를 토대로 다양한 산과 그 속의 전통이 살아있는 마을과 문화재, 유적들을 만날 수 있다. 대자연에 안겨 쉬는 것은 도시에서의 쉼과는 다르다.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아도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완주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휴식이 되는 이유다.

한옥스테이가 가능한 오성한옥마을
한옥스테이가 가능한 오성한옥마을
아원고택
아원고택
BTS의 화보 촬영지로 알려진 오성한옥마을을 찾았다. 고즈넉한 풍경 속에 전통문화유산을 접하며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한옥마을이다. 오성한옥마을은 주변에 종남산, 서방산, 위봉산 등 울창한 산림과 맑은 계곡, 호수가 있어 자연생태경관이 수려한 곳이다. 높고 낮은 지형의 형태에 맞춰 지어진 전통한옥과 토석담장, 골목길 등이 고즈넉한 옛 정취와 정겨움을 더해준다. 전통방식의 시골밥상과 부꾸미 등 먹거리와 마을안길 걷기 및 생태숲 체험을 즐길 수 있고, 하룻밤 묵을 수 있는 한옥스테이와 오스갤러리, 아원고택 등이 있어 느긋하게 머물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오성한옥마을은 지난 2012년 한옥 관광지원화지구로 지정된 뒤 50가구 중 23채가 한옥과 고택으로 이뤄져 있어 드라마나 광고 촬영 배경으로 사용되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오성한옥마을에서도 대표 명소를 꼽으라면 단연 '아원고택'이다. 경남 진주에 있던 250년 된 한옥을 오성마을로 옮겨온 아원고택은 지형에 따라 자연스럽게 건물을 배치해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한다. 아원고택은 현재 한옥스테이로 활용하고 있어 투숙객이 없는 낮 12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만 입장객 관람이 가능하다.

일명 'BTS 소나무'로 불리는 오성제 호수 소나무
일명 'BTS 소나무'로 불리는 오성제 호수 소나무
위봉산성 석문
위봉산성 석문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아원고택을 나와 위봉산성으로 향하던 중 '오성제' 호수에 잠시 들렀다. 방파제 위에 우뚝 서있는 소나무 한 그루가 신기하다. BTS가 화보 촬영을 하면서 'BTS 소나무'로 알려졌다. 위봉산성에 도착했다. 위봉산성은 1675년(숙종 1년) 7년에 걸쳐 쌓은 산성이다. 유사시에 전주 경기전의 태조 영정, 조경묘의 시조 위패를 옮겨 봉안하기 위해 전주 근처에 험한 지형을 골라 성을 축조했다. 실제로 동학농민혁명 당시 전주부성이 점령되자 영정과 위패를 이곳으로 옮겨놓기도 했다. 이 성은 당초 폭 3m, 높이 4~5m, 16㎞ 둘레로 만들어져 3곳의 성문과 8개의 암문이 있었다. 지금은 일부 성벽과 동·서·북 3개문 중 전주로 통하는 서문만 유일하게 남아 있는데, 이 역시 문 위에 있던 3칸의 문루는 붕괴돼 사라지고 높이 3m, 폭 3m의 아치형 석문만 현존한다.

용암상회
용암상회
창포물에 머리감기, 창포비누 만들기, 창포염색체험 등 다양한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고산창포마을을 지나면 바로 '용암상회'가 눈에 들어온다. 용암상회는 관광명소라기보다는 그냥 작은 구멍가게다. 떡밥, 어분 등 낚시도구, 식품 등 다양한 물건을 파는 잡화점이다.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1970~80년대 슈퍼를 연상하게 만드는 낡은 외관이 레트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특별한 여행 목적을 가지고 찾는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예전 '대아저수지'의 인기가 높을 때부터 현재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추억 속에 잠긴다.

용암상회 바로 아래 돌다리도 BTS 촬영장소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BTS가 촬영한 포즈를 취하고 사진 한방 찍는 재미가 쏠쏠하다.

만경강 폐철교 위 비비정예술열차
만경강 폐철교 위 비비정예술열차
용암상회를 뒤로 한 채 비비정으로 향했다. 비비정 인근 '비비낙안'도 BTS가 다녀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조선 선조시대 정자인 비비정은 소실된 뒤 1998년 복원됐다. '날아가던 기러기가 쉬어가는 곳'이라는 의미로 옛 선비들이 비비정에 올라 한내 백사장에 내려앉은 기러기떼를 바라보며 풍류를 즐긴 것을 '비비낙안(飛飛落雁)'이라고 했다. 그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한내란 큰내라는 뜻으로 호남으로 빠지는 관로의 요충이었다. 이곳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을 한 마지막 길목이었고, 동학농민군이 서울로 진격한 월천이기도 하다. 비비정에 오르면 한내를 가로지르는 옛 만경강 철교가 한눈에 보인다. 일본이 호남평야의 농산물을 반출하기 위해 세운 다리다. 당시 한강철교에 이어 두번째로 긴 다리였던 만경강 철교는 2011년 근처에 호남선 철교가 새로 놓으면서 지금은 폐철교가 됐다. 폐철교 위에 놓은 비비정예술열차가 명물이다. 새마을열차 객차 네 량을 개조해 각각 레스토랑, 카페, 수공예품 가게, 갤러리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오래된 공간에서 오는 편안한 느낌과 함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맨 마지막 칸의 카페에서 바라보는 만경강 노을이 그야말로 예술이다.

완주 순두부찌개
완주 순두부찌개
삼례딸기
삼례딸기
■순두부찌개의 알싸한 향이 일품
BTS 촬영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허기가 진다. 완주는 로컬푸드, 순두부백반과 한우구이가 유명하다. 소양면 화심에 가면 제대로 된 순두부찌개 맛을 볼 수 있다. 부드러운 순두부에 맛깔스럽게 양념한 돼지고기와 바지락을 넉넉히 넣어서 얼큰하게 끓여내 알싸한 향이 풍겨난다. 또 완주 한우는 육즙이 풍부하고 식감이 부드러워 구이나 육회를 즐기는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특히 한우구이는 마블링이 좋아 입안에 골고루 퍼지는 고소한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완주에선 딸기도 유명하다.
전북 지역에서 생산되는 딸기는 생산지가 완주 삼례읍인지 아닌지로 나뉠 만큼 삼례딸기는 아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에 당도가 높아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왔다.

yc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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