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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의지 재확인한 시진핑, 사드갈등·남북협력 물꼬튼다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4 16:15

수정 2020.05.14 16:24

文대통령과 통화에서 방한 의지 밝힌 시진핑
시진핑 방한, 한중갈등 푸는 상징적 역할 가능
사드로 촉발된 한한령, 대북외교에도 도움줄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후 9시에 36분 동안 전화 통화를 했다./사진=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후 9시에 36분 동안 전화 통화를 했다./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연내 방한을 재확인했다. 시 주석의 방한은 한·중 간 최대현안인 ‘사드’ 문제의 해결과 정부의 남북협력사업 추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의 요청으로 지난 13일 밤 9시부터 34분 동안 진행된 한·중 정상 통화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나 남북협력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시 주석의 확고한 방한 의지는 답답한 정부의 대중·대북외교의 놓인 장애물을 걷어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한·중 관계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특히 중국은 사드 배치 결정을 내린 한국에 대한 보복의 의미로 비공식적으로 ‘한한령(限韓令)’을 설정, 우리 기업과 경제 전반에 타격을 가했다. 한·중 관계 역시 껄끄러워졌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한한령 기조는 조금씩 약화됐고 시 주석이 방한해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경우 양국 정상 차원에서 소원했던 한·중 관계를 정상화하는 초석이 마련되고 큰 틀에서 한한령도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한·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양국 간 경제적 협력이 중요하다는 공동 인식 아래 한·중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신속통로(패스트트랙)’를 최초로 마련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면 양국 기업인이 격리 없이 오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전화통화에서 시 주석은 연내 방한의 의지를 밝히며 “좋은 이웃은 금으로도 바꾸지 않는 것”이고 최근 코로나19 대응 과정 등에서 양국 관계가 크게 발전한 만큼 앞으로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방한은 한·중 관계 반목의 앙금으로 남아 있던 사드 갈등을 털어내는 한편 문 대통령과 정부의 대북정책 구상에도 탄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북·미 교착에 미련을 두지 않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하자”는 입장을 갖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후견인으로 절대적 대북 영향력을 갖고 있다.
현재 북한의 경제는 중국이 일방적으로 지원과 원조를 끊어버린다면 자생할 수 없는 수준까지 왔다.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가 좋아진다면 중국을 남북관계 개선의 중재역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우수근 중국 산동대학교 객좌교수는 “사드 배치 이후 한국을 찾지 않던 시 주석의 방한을 한다면 그동안 한·중 간 갈등의 많은 부분이 풀리게 될 것”이라면서 “대북 정책 상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은 대북외교 운신의 폭을 넓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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