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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20대 국회, 마무리만이라도 잘하자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7 17:38

수정 2020.05.17 17:38

틈만 나면 싸워 '동물국회' '식물국회' 오명을 쓴 20대 국회가 오는 29일로 회기가 만료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대 국회이지만 여야가 오는 20일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마지막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기로 했다. 막판까지 민생보다는 당리당략에 올인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여야는 우선 국내 실물경제에 타격을 준 코로나 대응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겨우 상임위 문턱을 넘은 저소득층·청년·영세자영업자 등에게 최대 6개월간 월 50만원을 지급하는 '국민취업지원법안'과 고용보험 취약계층인 예술인도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고용보험법 개정안' 처리가 예상된다.

특히 9년째 표류 중인 유통·의료·관광 등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과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소프트웨어 기반 조성을 위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도 자동폐기될 처지다.
현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도 야당의 반발에 부딪혀 사장될 위기에 놓였다.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한 종부세법 개정안, 소상공인 부담 완화가 핵심인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입법, 주 52시간 보완입법 등의 민생법안도 올스톱됐다.

하지만 '아무리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 매어 쓰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한번 본회의를 통과하면 되돌릴 수 없기에 법안심사에 신중을 기해 '법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은 1만5400건을 웃돈다. 법안처리율도 36.6%로 19대(약 44%)에 턱없이 못 미친다. '일단 발의하고 보자는 식'의 졸속·과잉 입법 논란을 자초하는 이유다.


정치의 묘미는 '여야 간 양보와 타협을 토대로 한 생산적 협치'에 있다. 개인적 소신보다는 당론이 우선시되는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감안하더라도 마무리가 좋아야 다음 시작이 좋다.
동물·식물국회의 오명을 쓴 20대 국회지만 불과 10여일 남은 국회 전세기간 '그래도 마무리는 잘했네'라는 평가를 듣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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