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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새 일자리 102만개 사라졌다…외환위기보다 빠르게 감소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8 18:02

수정 2020.05.18 21:21

노동사회연구소 보고서
통계청 발표 '48만명 감소'는
코로나 영향 통제한 전년比 수치
두달 새 일자리 102만개 사라졌다…외환위기보다 빠르게 감소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 3~4월 두달 동안 총 취업자 숫자가 102만명이나 감소했다는 분석보고서가 나왔다. '취업자 48만명 감소'라는 통계청의 4월 고용동향은 전년동월 대비 수치로 급랭한 고용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전과 후'를 비교하면 두달 동안 102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셈이다. 일시휴직자도 3월 161만명, 4월 149만명으로 두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8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 위기와 4월 고용동향' 보고서를 내놨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통계청은 매월 고용동향을 발표할 때 '전월 대비'가 아닌 '전년동월 대비'를 사용하는데 이는 계절요인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코로나 위기가 고용에 미친 영향을 추정할 때는 계절조정 자료를 사용하면서 2월 대비 3월, 4월 고용지표를 살펴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2월 계절조정 취업자는 2752만명, 3월 2684만명, 4월 2650만명이다. 2월 대비 3월 취업자는 68만명 감소했고, 3월 대비 4월 취업자는 34만명 감소했다. 4월과 2월을 비교하면 취업자 수 감소폭은 102만명에 달한다.

통계청 자료는 계절조정 없이 지난해 4월과 단순비교한 수치로 올해 4월 취업자는 2656만명으로 1년 전(2608만명)보다 48만명 감소했다.

두달 만에 취업자 수 102만명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6개월 동안 취업자 감소폭(25만명), 외환위기 첫 두달 취업자 감소폭(92만명)보다 속도와 규모 면에서 모두 크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1월 취업자 수는 한달 만에 85만명이 감소했고 2월에는 8만명이 감소하며 두달 동안 92만명이 줄었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14개월 동안 총 160만명의 취업자가 줄었는데 코로나 위기에 따른 취업자 감소 폭은 이를 크게 상회할 전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11월부터 2009년 5월까지 6개월간 취업자가 25만명 줄었다. 3~4월 두달 동안 직장을 잃은 실업자는 12만명 증가했지만 일을 안하는 무직자는 105만명 증가했다. 2월 계절조정 실업자는 93만명, 3월 실업자는 105만명, 4월 실업자는 105만명으로 3~4월 실업자는 코로나 전보다 12만명 증가했다. 취업자는 102만명 감소했는데 실업자는 12만명 증가에 그친 것은 구직활동을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제대로 살펴보려면 '실업자+비경제활동인구'를 합친 '무직자'를 봐야 한다.

올 2월 무직자는 1718만명, 3월 1787만명, 4월 1822만명이다. 올해 2월 대비 3월 무직자는 69만명, 3월 대비 4월 무직자는 35만명 증가했다. 2월과 4월을 비교하면 무직자는 105만명이 늘었다.

일시휴직자의 경우 2월 62만명에서 3월 161만명, 4월 149만명으로 두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 이전까지 일시휴직 최대치는 2014년 8월 88만명으로 100만명을 넘어선 적이 한번도 없다.
4월 일시휴직자가 3월보다 12만명 줄어든 것은 대부분 여성으로 '일시휴직'에서 '무직'으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코로나 위기 두달 동안 전체 취업자의 총노동시간은 10.5% 감소한 주당 1억1195만시간"이라며 "이를 주40시간 일자리로 환산할 경우 280만개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위기에 따른 일자리 상실은 여성, 고령자, 임시일용직 등 취약계층에 집중되고 있다"며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앞으로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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