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서초포럼

[여의나루]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승자가 되려면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9 18:43

수정 2020.05.19 18:43

[여의나루]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승자가 되려면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지구촌은 정치, 경제, 사회 전반적으로 혼란이 지속되고 향후 예측도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경제는 어떻게 될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승자가 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이런 질문에 국내외 전문가마다 다양한 전망과 해법이 넘쳐나지만, 전대미문의 사태인지라 어느 누구도 확실한 답을 내놓기 어렵다. 나라마다 상황과 여건이 달라서 선진국을 따라 하거나 세계적 석학을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며, 우리 정부와 기업은 냉철한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우리 상황과 여건에 가장 적합한 전략을 세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시나리오 경영도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의 전략적 방향을 몇 가지 짚어본다.

먼저 4차 산업혁명의 요체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가 시급하다.
코로나 '뉴노멀'을 대표하는 언택트(비대면) 온라인 경제는 4차 산업혁명의 전개방향과 일치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신속한 추진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은 4차 산업이라는 정체불명의 신산업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1차 산업인 농업이 신(新)농업으로, 2차 산업인 제조업이 신제조업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신제조업은 제조업 고도화를 넘어 제조업의 서비스화 등 제조·서비스 융합으로 발전하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인 데이터 시대가 열리며 기존 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산업 간 융합으로 발전하게 된다. 즉 우리나라가 강한 제조업을 한물간 전통산업으로 오판해 홀대하고 4차 산업이라는 허상을 좇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제조업의 강점을 바탕으로 정보통신기술(ICT)·데이터·인공지능(AI) 융합을 통해 신제조업 강국으로 재도약해야 한다.

다음으로 포스트 코로나 현상으로 부상하고 있는 탈세계화에 올바르게 대응해야 한다. 탈세계화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해외생산 중심의 글로벌 가치사슬(GVC) 의존의 위험성을 절감하고 자국으로 생산기지를 복귀시키는 '리쇼어링' 등 자국우선주의 동향이 나타나고 있다. 탈세계화는 미국, 유럽 등 거대한 자국 시장을 보유한 국가에는 유효할 수 있는 전략이나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대단히 불리한 방향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들처럼 탈세계화에 휘말려서는 안 되고, 오히려 거대시장을 보유한 국가들의 탈세계화에 참여하는 글로벌 동반성장 모델로 글로벌화를 강화해야 한다. 즉 핵심 소재·부품·장비는 국내에서 생산하고, 완제품과 일부 부품·소재는 현지 파트너사와 합작이나 제휴로 현지에서 생산하는 글로벌 동반성장 모델은 코로나19 사태로 더 강해질 탈세계화 및 보호무역 추세에도 유효한 글로벌화 전략이 될 것이다. 점차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 종래의 수출 중심 세계화 전략에 대한 대안이다.

아울러 최근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산업 구조조정은 당연한 조치이나 추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전 산업이 각 산업 자체는 물론 산업 간 융합으로 고도화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여기에 글로벌 동반성장 모델까지 감안한다면 한계기업은 있어도 한계산업은 없는 것이다.
국가적으로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미래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하나 그와 동시에 기존 산업을 섣불리 한계산업으로 매도해 쉽게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아서도 안 된다. 비즈니스모델 혁신 등 산업별 발전전략이 중요하다.


코로나19 사태는 위기이자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다. 힘내자, 대한민국!

주영섭 前 중소기업청장, 고려대 공학대학원 석좌교수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