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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고3부터 등교개학, 이태원이 반면교사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9 18:44

수정 2020.05.19 18:44

코로나19로 다섯번이나 미뤄졌던 등교개학이 20일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초유의 개학연기, 사상 첫 온라인 수업으로 혼란을 빚었던 교육현장은 이제 중요한 방역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이태원발(發) 집단감염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당국이 이같이 등교개학 시행에 나선 것은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다소 안정적이라는 판단과 대학입시 등 학사일정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지금 일선 학교는 긴장과 불안이 교차한다. 이는 학부모 마음도 마찬가지다. 당국도 이를 고려해 여러 대비책을 내놨다.
학년·학급별 격주등교,격일등교, 오전·오후반 2부제 등교방안을 학교들이 상황에 맞게 시행하도록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9일 "고3의 경우 매일등교, 나머지 학년은 격주·격일·주1회 이상 등교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급 학교엔 열화상카메라와 마스크가 지원됐다. 급식과 책상배치, 학생 교내이동 동선에 대해서도 현장지도가 있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세부 가이드라인이 청소년 10대 학생들이 집단으로 장시간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얼마나 잘 지켜질 수 있을지 걱정이 쏟아진다. 다중밀집시설인 학교는 공간적 특성상 집단감염 최고 위험지역에 속한다. 한때 방역모범국 싱가포르도 학교개학으로 단숨에 무너졌다. 싱가포르는 단기 봄방학이 끝난 뒤 3월 개학을 강행했다가 이후 학교에서 확진자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2주 만에 등교를 접었다. 싱가포르 전체 확진자 수는 개학 전 500여명이었지만 2주 뒤 1000여명으로 급증했다.

코로나19는 무증상 감염에다 위력적 전파력으로 사전방역이 무척 힘든 게 사실이다. 더욱이 학교 내 감염은 해당 학생은 물론 관련 교사·학교에까지 형벌 같은 고통을 안기면서 더 큰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지금으로선 정부와 교육당국, 학교·교사, 학생 모두의 비상한 노력밖에 없다.
정부와 당국은 학교에만 맡기지 말고 만일의 사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빈틈없는 계획을 짜야 한다. 학교도 방역지침을 거듭 확인하며 꼼꼼한 지도에 나서야 한다.
한순간의 방심에 우리 사회가 엄청난 대가를 치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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