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비메모리 1위 로드맵 착착 밟아가는 삼성전자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2 17:11

수정 2020.05.22 17:11

삼성전자는 21일 경기 평택에 EUV(극자외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라인 공장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밝힌 '뉴 삼성' 비전으로 17일 세계 반도체업계의 주목을 받은 중국 시안 메모리반도체 공장 방문 이후 꺼낸 '이재용식 승부수'로 보여진다.

파운드리는 대만의 TSMC가 세계 톱이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4.1%, 삼성전자 15.9%로 점유율 격차가 크다. TSMC는 연간 수입만 최대 40조원에 달할 정도로 이 시장에선 독보적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중국 화웨이를 정조준해 미국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의 공급중단 조치로 TSMC를 압박했다. 화웨이가 최대 고객인 TSMC는 난처해졌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이 틈을 파고들어 파운드리 시장 확대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는 회로설계도 어렵지만 제작과정에서는 첨단 기술력이 필수다. 여기에 생산속도까지 빠르면 더할 나위 없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공장을 짓겠다고 했지만 삼성은 이미 갖춰진 공장에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것이니 반도체 생산물량 확보 면에서도 유리하다. TSMC는 반도체 위탁생산만을 전문으로 하지만 삼성전자는 회로설계, 생산, 고립, 가공, 검사까지 하는 종합반도체업체(IDM)여서 잠재적 고객인 인텔, 퀄컴을 상대로 영업망 확충 기대 역시 크다.

반도체업계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평택공장 라인 확대가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4월 총 133조원을 투자해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며 '2030 비전'을 제시했다. 이제 그 첫 단추를 끼웠다.
평택 파운드리 생산설비 확충이 코로나로 위기에 봉착한 우리 실물경제 회복에 온기를 불어넣길 기대한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