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라임 배드뱅크 최대주주 난색 '눈치작전'

이용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4 16:49

수정 2020.05.24 17:20

신한-우리은행 등 기준 따라 최대주주 달라져
언론 주목도 등 고려하면 최대주주 자리 부담
[파이낸셜뉴스] 라임자산운용의 부실 펀드를 정리하기 위한 '배드뱅크'가 출범을 앞두고 신한, 우리은행 등 라임펀드 주요 판매사들이 최대주주 자리를 맡길 부담스러워하며 막판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24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드뱅크 설립에 참여키로 한 라임펀드 판매사 20곳은 큰 틀에서의 참여 합의를 마치고 세부 조율을 진행 중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기자단 서면 간담회에서 '배드뱅크 5월 중 설립'을 공언한 만큼 이르면 이번주에 판매사들이 합의를 마치고 출범을 공식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배드뱅크는 금융회사의 부실 자산을 처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으로, 운용사 형태의 배드뱅크가 설립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라임 펀드의 투자자산 회수를 목적으로 하는 배드뱅크의 자본금은 약 50억원 규모, 운영 기간은 6년 안팎으로 예상된다.

다만 판매사들이 최대주주를 맡는 걸 부담스러워해 막판 세부조율을 위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배드뱅크는 판매사별로 환매 중단된 라임 펀드 판매 잔액에 비례해 배드뱅크에 더 많이 출자해야 하는데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최대주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단일 금융회사로는 우리은행이 3577억원으로 판매금액이 가장 많다. 하지만 그룹사를 기준으로 보면 신한금융그룹이 6017억원(신한금융투자 3248억원·신한은행 2769억원)으로 더 많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배드뱅크 출자 지분율 1위는 언론 주목도와 라임사태 책임 측면에서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자리"라며 "출자비율 기준 협의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판매사들이 일단 설립 합의만 마치면 최대한 신규 등록 심사 및 출자 승인 절차 등을 빠르게 진행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의 심사 및 승인 절차가 1~2달 이내로 마무리되면 배드뱅크는 오는 8월께 공식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제재 절차도 병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선 라임자산운용이 사기 등 대형 사건에 연루된 점을 감안하면 면허 취소나 영업 정지 등의 중징계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king@fnnews.com 이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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