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車산업 고용충격 해법은 없나

김은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5 17:13

수정 2020.05.25 17:13

[기자수첩] 車산업 고용충격 해법은 없나
"이러다가 자동차 만드는 사람이 다 없어지는 것 아닙니까."

자동차회사에서 일하는 직원의 비명이다. 그는 "자동차산업이 노동집약형인 탓에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았다"면서 "안그래도 전기·수소차 등 미래자동차 수요가 높아지면서 인력 구조조정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코로나19까지 합쳐져 이제는 근로자가 아예 필요없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가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놨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의 공장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반복적으로 셧다운을 하면서 유례없는 대공황급 위기가 닥친 것이다. 자동차 수요 감소로 매출이 떨어진 데다 신규 수주나 개발 등 일거리가 없어 대량실직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가 잠잠해지자 벤츠, BMW 등 세계 브랜드 공장들이 앞다퉈 가동률을 높이고 있지만 방역 등의 문제로 생산량은 여전히 낮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부 업체들은 이참에 사람이 거의 없는 수준의 공장 가동 시스템을 구축하는 시기를 앞당긴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언제든 다시 생길 수 있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에도 공장이 잘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전기차 등 미래자동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근로자들의 생계를 위태롭게 해왔다. 전기차를 생산할 경우 내연기관차 생산에 비해 최대 35%의 인력이 필요없게 된다. 일부 업체들은 이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코로나19로 자동차 매장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확연히 줄었다. 그 대신 언택트(비대면) 마케팅이 활성화되면서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고가의 자동차를 구매하는 방식이 낯설지 않게 됐다. 언택트 트렌드가 자리잡으면 자동차 매장은 전시장 정도로 축소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매출이 급감한 협력업체들도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급감, 전기차 추세, 공장 자동화 등으로 예고되고 있는 자동차업종 종사자들의 위기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갈 곳이 없어지면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기업과 정부, 경제 전문가 등이 모여 자동차산업 경쟁력을 강화시키면서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대책들을 도출해야 할 시점이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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