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주호영과 광주, 그리고 노무현

송주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5 17:13

수정 2020.05.25 17:13

[기자수첩] 주호영과 광주, 그리고 노무현
"이제야 통합당이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다."

최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행보를 지켜본 한 호남 의원은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옛 전남도청 앞에 섰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당시 그는 비장한 표정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그가 부른 진혼곡엔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진정성을 더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23일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 참석 차원이었다.

보수정당 지도부가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2015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2016년 정진석 원내대표 이후 4년 만이다. 주 원내대표의 이 같은 연이은 행보가 박수를 받으며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반대만을 위한 반대나 비정상을 정상이라고 주장해온 그간의 모습과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행보는 야당발 '통 큰' 협치 행보로도 불린다.

주 원내대표가 노 전 대통령을 평가한 대목도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열린 마음으로 국정에 임했다"고 평가했다. 또 "노무현의 불행은 우리 시대의 아픔"이라고 추모의 메시지를 남겼다.

물론 주 원내대표의 이 같은 행보가 역사적 화해라는 국가적 과제 속에 전부는 아니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수많은 입법과제도 남아있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옛말이 있다. 역사적으로 큰 아픔과 상처를 지닌 사람들에 대한 책임 있는 정치인의 진심 어린 위로와 사과는 상처를 아물게 할 촉진제가 될 것이다.

주 원내대표 역시 이 같은 행보를 결정하기까지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 여당 의원들의 평가와 응원의 뜻을 대신 전한다.

"주 원내대표도 어려운 선택을 했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다.
"(수도권 3선 의원)

"역사적 화해는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공감에서 시작된다. 그의 진정성을 봤다.
"(호남 초선 의원)

"주 원내대표의 행보가 지긋지긋한 지역갈등 해소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서울 재선의원)

juyong@fnnews.com 송주용 정치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