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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CIS 兆단위 공격투자… TSMC·소니 한번에 잡는다 [삼성 이미지센서 생산라인 증설]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6 17:23

수정 2020.05.26 20:12

파운드리 절반 점유 TSMC 겨냥
평택 이어 화성에도 대대적 증설
이미지센서 1위 소니도 정조준
1억화소 돌파 기술은 이미 앞서
파운드리·CIS 兆단위 공격투자… TSMC·소니 한번에 잡는다 [삼성 이미지센서 생산라인 증설]
삼성전자가 수조원을 쏟아부어 국내에 이미지센서 전용 파운드리 생산라인 투자에 나선 것은 시스템(비메모리)반도체 분야 절대 강자인 대만 TSMC와 일본 소니를 일망타진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4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 기업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만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와 이미지센서(CIS) 분야 각각 세계 1위인 TSMC와 소니는 삼성이 넘어야 할 산이다. 때문에 삼성이 이달 10조원대 평택 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발표한 데 이어 이미지센서 생산라인 전환에 대한 투자까지 확정하면서 추격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TSMC·소니와 한판 승부

26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은 올해 초 이미지센서용 파운드리 투자계획 안건에 대해 최종 승인했다. 최근 모바일 시장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커지면서 늘어나는 이미지센서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선 이미 삼성전자가 D램 생산용으로 쓰던 화성 반도체 공장 내 11라인을 이미지센서 전용으로 전환하는 사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8년 D램용 11라인을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전환한 데 이은 추가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D램 등 메모리반도체 분야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수요가 급증하는 이미지센서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적기의 투자"라고 했다.

이에 따라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 추격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1·4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4.1%로 15.9%인 삼성전자와 큰 격차를 벌리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지난 21일 평택 반도체 사업장에 10조원 규모의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생산라인 구축을 발표한 데 이어 이미지센서용 파운드리 투자 카드를 꺼내면서 TSMC를 전방위적으로 따라잡는 모양새다. 실제 이미지센서 생산 라인으로 전환된 11라인의 경우 올 2만5000장의 생산능력을 구축할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TSR에 따르면 이미지센서 시장은 지난해 172억달러에서 올해 270억달러 규모로 확대가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TSMC 등 경쟁사들에 비해 이미지센서의 수요 증가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분야 업계 1위인 소니에 대한 추격에도 고삐를 죈다. 지난해 매출 기준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은 소니가 49.1%, 삼성전자가 17.9%다. 삼성은 이미지센서 생산 투자를 기반으로 개발 분야에도 집중하면서 소니와의 매출 격차를 줄여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미지센서 기술 빠르게 진화

실제 CIS 분야에서 삼성의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1억화소'를 뛰어넘은 1억800만 화소를 구현한 아이소셀 브라이트HMX 제품 양산에 성공했고, 같은 해 12월엔 업계 최초로 0.7㎛(㎛는 100만분의 1m) 픽셀 크기를 구현한 제품을 생산했다. 이달 들어선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수준의 초고속 자동초점기능을 지원하는 5000만화소 제품도 만들어냈다. 이 같은 제품들은 올 들어 소니를 비롯해 LG전자, 샤오미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등 시장 경쟁력도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업계 1위를 목표로 내세운 '반도체 비전 2030' 계획도 점차 실현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1·4분기 실적을 보면 메모리반도체를 제외한 시스템반도체 매출은 4조5000억원으로 직전 분기(3조6600억원)와 전년 동기(3조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삼성이 TSMC와 소니보다 시스템반도체 사업 분야에선 역사가 짧지만, 최근 기술력을 보면 앞서는 부분도 많아졌다"면서 "올해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이미지센서 전용 라인 확대 등으로 공급량을 대폭 늘리면 생산과 기술 두 분야에서 충분히 두 업체와 경쟁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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