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대기업 자금사정, 11년만에 최악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6 11:00

수정 2020.05.26 17:56

6월 BSI 68.9… 부정 전망 우세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경영환경이 위축된 대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11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26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 6월 전망치는 68.9를 기록했다. 이는 5월(61.8)보다 7.1포인트 상승한 수치지만 여전히 70선을 넘지 못하며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한경연 BSI 전망치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월에 92를 기록했다가 3월 84.4, 4월 59.3, 5월 61.8로 급락해 기업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높다.

부문별로는 내수(71.4), 수출(71.1), 투자(77.0), 자금(78.2), 고용(85.2), 채산성(76.2)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업종별로는 자동차(42.1), 의류·신발(50.0), 의료·정밀기계(50.0), 비금속 광물(55.0), 금속 및 금속가공(55.2) 등의 전망이 더 어두웠다.
한경연 측은 "기업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요 회복이 더디고 주요국 해외공장의 셧다운(일시 가동중단) 지속으로 내수와 수출이 여전히 부진하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자금사정이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졌다. 6월 제조업 자금 전망은 73.9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66.4)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았다. 영업활동 부진으로 현금흐름이 위축되고 금융기관 대출 여건도 악화됐기 때문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은 신용등급 하락으로 대출연장에 실패하고 해외 매출채권 회수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최근 경기전망이 4월 이후 다소 상승했지만 과거 위기보다는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분석이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2009년 1월 최저치(52.0) 기록 후 두달 만에 24.1포인트가 상승한 반면, 이번에는 지난 4월 최저치(59.3)를 기록한 후 두달 새 9.6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수요·공급의 복합적 충격까지 겹쳐 기업들의 심리가 여전히 바닥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해당 월의 실제 경영지표들을 반영한 5월 실적치는 70.6으로 61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부문별로는 내수(74.2), 수출(72.0), 투자(76.8), 자금(82.6), 재고(107.3), 고용(84.9), 채산성(78.4) 등 전 부문에서 부진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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