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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K방역 찬사에 도취할 때 아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9 17:09

수정 2020.05.29 17:09

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29일 100명을 넘어섰다. 생활방역 전환 이후 이태원발 집단감염 걱정도 한시름 놓은 게 아닌가 싶었지만, 결국 다시 허가 찔렸다.

K방역 주역의 한 축이던 쿠팡 물류센터 감염 확산은 발생경로를 종합해볼 때 충격적이다.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황금연휴 기간 느슨해진 사회 분위기 속에서 터진 이태원 일대 클럽 감염 고리가 쿠팡 부천물류센터까지 이어진 것인데, 이 연결선은 앞으로 어디로 흐르게 될지 알 수가 없다. 바이러스 창궐 시기 작업현장에선 적절한 거리두기는커녕 기본적 방역수칙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바이러스는 작업장 키보드, 마우스에서도 검출됐다.
감염 발생 후 보인 회사 측의 엉성한 대응은 기업의 신뢰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새 진원지가 된 쿠팡 부천물류센터발 지역감염, PC방·학원·병원·콜센터 등을 중심으로 한 조용한 전파, 경로 추적이 안되는 산발적 감염으로 급기야 여름 대유행 공포까지 생기고 있다. 지금 타깃이 된 수도권은 대구·경북 지역보다 인구가 3배 이상 많다. 정부는 향후 2주일이 중대 고비라면서도 등교개학은 미루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 대신 수도권 초·중학교 등교인원을 전체 학생의 3분의 1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학교 밀집도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당국도 예상치 못한 확산세에 이전 고강도 조치 회귀를 경고했지만 그동안 K방역 성공에 대한 찬사에 너무 빠져있었던 게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의료진의 헌신, 배송업체들의 인프라에 힘입어 우리는 다른 국가에 비해 성공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방어한 건 맞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하고 올가을 바이러스의 역습도 예견된 상태였다. 그런데도 주변의 칭송에 젖어 엄혹한 현실을 놓친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방심은 절대금물이다.
방역당국도, 국민도 한번 더 고삐를 조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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