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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리쇼어링 대책, 언제까지 헛바퀴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1 18:42

수정 2020.06.01 18:42

해외 생산기반을 국내로 이전하는 리쇼어링(Re-shoring)이 코로나19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지만 여기에 뜻이 있다는 국내 기업은 고작 3%에 그쳤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로 확인된 결과다. 기존 공급망 타격으로 기업 활동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는 응답이 60%에 가깝고 향후 공급망 재편은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에 육박했다. 이 중 40%가량은 대책이 없다는 반응이었다. 폭풍이 몰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런데도 대책이 없다는 말로 들린다.

활발한 교역과 세계화가 대세였던 몇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들은 생산비용을 줄이는 방편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앞다퉈 투자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등 세계 곳곳에서 불거진 갈등이 자국 우선주의를 부추기면서 다국적 공급망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금 같은 글로벌 공급구조는 심각한 폐해를 드러냈다. 해외기업들은 이전비용 100% 보전, 법인세 인하 등을 내놓는 정부 '당근책'에 힘입어 적극 유턴에 나서고 있다.

우리도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로 리쇼어링을 독려해왔지만 전경련 설문조사 결과에서 보듯 실효성이 크지 않다. 대책을 고심해온 정부는 1일 유턴기업에 비수도권의 경우 보조금 최대 200억원 지원 등을 내용으로 한 종합패키지안을 하반기 경제정책에 넣었다. 현행 일괄 100억원 지원에 비해 비수도권은 100억원, 수도권 50억원이 추가된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 지원으로 기업들 기류를 바꾸기는 어렵다. 기업들이 공장 국내 이전을 꿈도 못꾸는 것은 지뢰밭처럼 깔린 온갖 규제 때문이다. 수도권 공장총량제, 화학물질등록평가법, 현장과 동떨어진 최저임금 같은 규제들이 무서워 꼼짝도 못하는 것이 기업 현실이다.

우리나라 5월 수출은 전달보다 23%나 급감했다.
지금 수출 감소는 전 세계 공통이다. 내수에 힘을 실어야 하는데 리쇼어링은 그래서 더 효과적이다.
기업이 의지를 가질 수 있는 근본대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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