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GM·벤츠 한국법인 선전에도… 해외본사 "비용 줄여라" 압박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2 17:56

수정 2020.06.02 17:56

글로벌 경영악화 불똥, 한국으로
한국GM 임원 임금 10% 삭감
배당금 안주고 자사주 매입 중단
르노삼성은 수출물량 배정 지연
일자리 1만5000개 감축설 돌아
압도적 실적 낸 벤츠도 '허리띠'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코로나19로 생산중단, 수요절벽에 직면하자 국내에서 제조, 영업을 하는 글로벌 브랜드들도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시장에서는 선전하고 있어도 본사의 일관된 지침으로 비용절감 압박에 직면했고 일부는 수출물량으로 내수에 대응하지 못했다. 또 닛산은 한국 시장 진출 16년 만에 철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임원의 임금 10% 삭감, 팀장급은 임금 20%를 유예키로 했다. 미국 GM이 생산중단, 수요절벽으로 이런 정책을 적용하자 한국GM도 이를 따르고 있는 것이다. GM은 올해 1·4분기 2억9400만달러(약 3602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86.7%(22억달러) 급감한 수준이다. 현금 확보를 위해 6년 만에 처음으로 주주들에 대한 분기 배당금 지급을 취소했으며 자사주 매입도 중단했다. GM의 경영실적이 악화하자 GM 산하 글로벌 법인들도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GM은 전략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의 미국 수출을 위해 내수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판매실적도 악화됐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내수에서는 성장을 했지만 한국GM은 내수(-10.9%), 수출(-45.3%) 모두 실적이 전년보다 악화됐다. 현재 국내 트레일블레이저 대기고객은 4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이달부터는 트레일블레이저에 대한 높은 시장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국내 고객 인도 대기기간을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르노그룹의 구조조정 여파로 수출물량 배정이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그룹은 글로벌 일자리 1만5000개를 줄이고 생산능력도 현재의 400만대에서 4년 뒤 330만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르노삼성차도 수출용 '로그'의 위탁생산이 지난 3월 끝나면서 수출물량이 다른 회사보다 더 크게 줄었다. 지난 5월 수출은 1년 전보다 83.2% 감소했다. XM3의 인기로 내수에서 72.4%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로그를 대체할 수출물량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르노그룹 자체가 글로벌 구조조정과 생산량 조절을 하고 있어 르노삼성차의 수출물량 확보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업계는 전망한다.

국내에 생산시설은 없지만, 국내 진출한 수입차 브랜드들도 본사의 지침에 따라 비용절감 압박을 받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트럭, 버스 부문을 아우르는 다임러그룹은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70% 줄었고 2·4분기에는 적자를 예상했다. 이에 메르세데스벤츠가 한국에서 압도적인 호실적을 보이고 있음에도 한국 법인에 비용절감을 요구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각국의 상황과 상관없이 일괄되게 비용절감 목표를 할당했다"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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