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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10년래 최대폭 감소…3만弗 무너지나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2 18:09

수정 2020.06.02 19:35

작년 1인당 GNI 3만2115달러
올 1분기 GDP성장률은 -1.3%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지난해 달러화 기준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여기에 올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1.3%를 기록해 11년여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이에 따라 1인당 GNI가 올해 3만달러선까지 반납, 4년만에 2만달러대로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실제 올 1·4분기 GNI가 3분기 만에 감소로 전환된 상황이다. 코로나 여파를 고려하면 올 2·4분기에는 성장률이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국민계정(확정) 및 2019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은 3만2115달러로 전년대비 4.3% 감소했다.
지난 2009년 -10.4%를 기록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원화 기준으로는 3743만5000원으로 전년대비 1.4% 증가했다.

GNI는 한 나라의 국민이 생산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받은 소득의 합계로,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알아보기 위한 지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 1인당 GNI 3만1734달러를 기록하며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었다. 1인당 GNI는 2018년 3만3564달러로 증가했으나 2019년 후퇴한 것이다.

지난해 국민소득 감소 요인으로는 부진했던 경제성장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이었다. 지난해 명목 GDP 성장률이 1.1%로 낮았던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5.9% 상승(원화가치 하락)해 달러 기준 소득이 하락한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대비 0.9% 하락했다. 1998년 -1.2%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눈 값으로,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모든 물가요인을 포괄하는 종합 물가지수를 말한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주머니 사정을 나타내는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지난해 달러 기준 1만7381달러로 전년대비 3.8% 감소했다.

올해도 1인당 GNI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성장이 부진한 것은 물론이고 환율까지 급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2020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GDP 성장률은 전분기대비 -1.3%를 나타냈다. 앞서 4월말 발표한 속보치와 비교하면 0.1%포인트 개선된 것이다. 그렇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8년 4·4분기 -3.3% 이후 최저치다.

올 1·4분기 GNI는 전기대비 0.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만에 감소세이며 지난 2017년 4·4분기(-1.4%)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 같은 흐름은 올 2·4분기에도 지속되는 분위기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한은의 올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 -0.5%를 기반으로 올 1·4분기 -1.3%를 기록했기 때문에 올 2·4분기에는 -2%대 초중반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며 "올 2·4분기 경제 상방리스크는 1·2차 추경효과가 될 것이고 하방리스크는 미·중 무역분쟁 등 수출이 어떻게 되는 지 여부다"고 지적했다.

박 국장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0.2%, GDP 디플레이터가 0.6%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250~1260원 수준을 지속할 경우 국민소득 3만달러를 밑돌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3만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총저축률은 34.7%로 전년대비 1.3%포인트 하락했다. 연간 총저축률이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이에 대해 경기 둔화로 세수는 줄어드는데 정부가 소비지출을 높게 유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노동소득분배율은 65.5%로 전년대비 2.0%포인트 상승했다. 역대 최대치다.
노동소득분배율은 국민소득에서 피용자보수(급여)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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