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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의총 참석한 김종인 "시비걸지 말아달라"…반대파는 불참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2 18:12

수정 2020.06.02 18:53

통합당 개혁 협조 당부했지만
모습 안보인 장제원은 SNS에 글
"보수의 소중한 가치마저 부정
유사민주당 만들어선 안돼" 비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21대 국회 첫 의원총회에서 "너무 시비를 걸지 말아 달라"고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비대위 수장으로 당의 쇄신을 이끌게 된 만큼 앞으로 자신이 주도할 당의 여러 변화에 적극 협조를 당부한 것이나 사전 예봉차원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이날 의원총회는 김 위원장 임기가 전날 시작된 만큼 의원들과는 첫 상견례 자리였다. 김 위원장은 또 "불만스러운 일이 있고 과거의 가치와 동떨어진 일이 있을 수도 있다"며 환골탈태를 위한 당의 대대적인 변화 모색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가 며칠 전 "더 이상 '보수' '자유우파'라는 말을 강조하면 안 된다"고 하자 일부 의원들의 불만이 나오는 등 앞으로도 곳곳에서 저항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반대해온 조경태, 장제원 의원은 이날 의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제각기 불만을 드러내며 김 위원장의 개혁 방향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 의원은 이날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의 소중한 가치마저 부정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보수'라는 단어에 화풀이해서는 안 된다. 보수가 주인을 잘못만나 고생하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 지도부는 보수를 없애기 위해 개혁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유사민주당, 심지어 유사정의당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가치 지향점이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 위원장이 개정하겠다고 공언한 정강·정책을 언급, "어디를 뜯어 고쳐야하나"라고 반문하며, "어느 문구나 단어가 잘못됐는지 궁금하다. 정강·정책을 실천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조 의원도 전날인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보수라는 용어에 우리가 (가치를) 제대로 못 담았으면 우리 책임이다. 용어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용어 안에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좋은 가치를 담는 데 노력해야지, 용어가 일시적으로 국민들한테 인기가 없다고 해서 포기한 적도 없었고 포기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의식한 듯 의원들에게 당 개혁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솔직히 내가 꼭 이 짓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개인적 목적을 위해 이 자리를 맡은 것은 아니"라며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정치가 균형발전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미래가 밝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자리를 맡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제가 그동안 오랜 경험을 해봤고 과거에도 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탄생할 때 비대위에 참여해서 이 당의 생리를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곡히 부탁드리는 건 다소 불만스러운 일이 있어도, 과거 가치관과 떨어지는 일이 있어도 시비를 너무 걸지 마시라"며 "다들 협력해서 이 당을 정상궤도에 올려서 다음 대선을 치를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데 많은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시비걸지 말라'는 말의 의미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없이 '허허' 웃기도 하고 "알아서 생각하라"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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