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가계·기업 '고난의 행군'… 도쿄 생활보호신청자 40% 급증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2 18:13

수정 2020.06.02 18:13

기업 200곳 도산… 급속도 증가
법인 1분기 경상이익 32%감소
광공업 생산지수 9.1% 하락
4월 휴직자 597만명 사상 최대
日 가계·기업 '고난의 행군'… 도쿄 생활보호신청자 40% 급증
【 도쿄=조은효 특파원】코로나19발 경기충격에 일본의 가계와 기업이 초비상이다. 기업의 도산 건수는 200건에 달하고, 실직과 생계 어려움 등으로 개인의 생활보호신청 건수가 전년대비 30%이상 급증했다. 실직자수는 600만명에 육박해 사상 최대치다. 코로나 한파에 일본 경제가 제2차 아베 내각 출범(2012년 12월)이래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휴직자 사상 최대

2일 아사히신문은 도쿄, 오사카 등 긴급해제가 막바지에 해제된 이른바 13개 특정경계 광역단체의 총 39개 시, 구에서 지난 4월 생활보호신청 건수가 전년동월대비 약 31%증가한 총 8686건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도쿄도(都)내 23구에 한정할 때 증가율은 40%에 달한다.


3월 39개 지역에서의 신청건수가 7980건으로 전년동월대비 8%증가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4월부터는 '코로나 실직'이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교토에서 388건으로 40%증가했고, 도쿄의 신주쿠구에선 무려 73%나 급증했다. 사회안전망인 생활보호신청 증가는 실직 및 기업의 경영악화와 맞물려 있다.

일본의 생활보호자는 리먼사태 직후 급증했다가 2015년 3월(약 217만4000명)을 정점으로 최근 5년간 감소세를 유지해 왔다. 일본 내에서 코로나가 본격 확산되기 직전인 2월만 해도 206만명 수준이었다. 4월부터는 코로나19여파로 같은 달 고용통계에서 휴직자 수가 597만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생활보호신청 증가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평소 200만명대를 유지하던 휴직자수가 600만명에 육박하면서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통계 이변', '전례없는 충격'이 일어났다고 표현했다. 지난 5월에도 생활보호 신청이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업도산 가파른 증가세

'코로나발 기업도산'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 민간 신용조사업체인 '데이코쿠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파산 등 법적 절차를 밟거나 준비 중인 업체는 일본 전역에서 200곳이나 된다. 증가세도 가팔라졌다. 누계 기준으로 지난 4월 27일 100건이었던 파산 건수(예정 포함)는 지난 5월 15일 150건에 이어 이달 초 200건에 이르렀다. 지난달 15일에는 의류업체 '레나운'이 도쿄 증시 1부 상장사 중 처음으로 도쿄지방법원에 민사재생법 적용(파산)을 신청했다.

경제지표도 악화일로이다. 재무성에 따르면 올 1·4분기(1~3월) 일본 법인의 경상이익(영업이익+영업외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2%감소한 15조1360억엔(약 173조원)으로 10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2·4분기(4~6월)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의 제조업 경기의 '바로미터'인 4월 광공업 생산지수는 전월대비 대비 9.1% 하락,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 생산이 33.3%나 감소했다. 지난 4월 일본 내 조강 생산량은 661만7000t으로 리먼 사태 직후인 2009년 7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백화점 등 소매 판매액도 '기록적'인 통계를 냈다. 4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월대비 13.7%감소한 10조9290억엔(125조원)으로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1980년 이래 두 번째로 낙폭이 컸다.
특히, 백화점 매출은 71.5%나 감소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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