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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효과’ 서울 6억 이하 아파트 몸값 오르고 매물 잠겼다

김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2 18:34

수정 2020.06.02 18:34

노도강·금관구 등 반등 조짐
비규제 지역 매물품귀 현상
중저가 3년만에 물량 반토막
‘풍선효과’ 서울 6억 이하 아파트 몸값 오르고 매물 잠겼다
아파트값 조정세가 이어지던 서울 부동산 시장이 '6억 이하' 주택을 중심으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12·16 대책 이후 줄어든 대출한도 때문에 30대 들이 수도권 비규제 지역이나 서울의 소형평형 단지로 몰리자 6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된 자치구는 시세가 상승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의 '풍선효과'가 6억 이하 단지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대출규제와 보유세 부담이 덜한 9억이하 단지, 그 중에 특히 6억 이하 아파트의 경우는 당분간 '갭 메우기'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6억 이하 자치구는 반등중

2일 부동산업계 및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서는 산발적인 오름세가 나타나고 있다.

고가아파트가 몰린 강남3구는 강력한 규제로 투자수요가 빠지다 보니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구)'과 '금관구(금천, 관악, 구로구)' 등 서울 외곽지역에서 거래량 증가와 함께 반등의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

한국감정원 집계 5월 넷째 주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하락했다. 서초구(-0.09%) 강남구(-0.08%) 송파구(-0.04%)가 하락을 주도한 가운데 오히려 '금관구'인 금천구(0.01%), 관악구(0.01%), 구로구(0.06%)는 상승했다.
중저가 단지의 대표적 자치구인 '노도강(강북구(0%), 도봉구(0%) 노원구(0%))'도 보합을 기록했다.

이 같은 6억 이하 주택의 강세에는 정부의 대출 정책 때문이다.

비교적 젊은 매수자들이 6억원 미만의 아파트를 매수할 경우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활용하면(투기과열지구는 5억원 미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를 적용받아 돈을 빌릴 수 있다. 최대 대출 한도는 3억원이고 미성년 자녀가 3명 이상인 경우 4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6억 이하 매물잠김, 실수요 어디로?

하지만 문제는 서울의 6억 이하 주택이 점점 줄어든다는 데 있다. 수도권에서도 서울 규제의 풍선효과로 옮겨간 투자수요가 비규제 지역의 아파트를 쓸어가버리는 탓에 매물 품귀는 더 심해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울 전체 아파트 124만9508가구 가운데 6억원 미만 아파트 가구 수는 38만2643가구로 30.6%에 그친다. 3년 전인 2017년말 71만 가구가 넘던 것에서 반토막이 난 셈이다.

6억 이하 아파트의 감소는 최근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 상승과 닿아있다.

올해 서울의 전용면적 84㎡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9471만원으로 9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전용 84㎡ 아파트값이 평균 6억원 이하인 곳은 서울에서 은평구(5억8707만원), 강북구(5억5437만원), 중랑구(5억4622만원), 금천구(5억4140만원), 도봉구(5억3102만원) 등 5곳에 불과하다.

점점 감소하는 서울의 6억 이하 아파트의 매물잠김은 더 심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부터는 과세기준일이 넘어 다주택자의 울며 겨자먹기식 보유가 강화될테고, 1가구2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처분할 때 중과세를 면제해주는 혜택도 다음달이면 없어질 예정이라 하반기 공급부족은 더 절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서울 같은 대부분의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주택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이 10년 이상 실거주로 바뀌기 때문에 소형평형 신축 아파트는 당분간 시장에 풀릴 일이 없다.


■전문가 "저가 아파트 급매 귀하신몸"

전문가들은 대출과 금리인하 등에 가장 취약한 고리가 6억 이하 아파트라고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LTV 제한 외 대출 규제가 따로 없는 중저가 아파트는 급매물이 나오면 대출을 받아서 사려는 움직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서울에서 6억 이하 주택은 현재 집값 추이를 봤을 때 갈수록 감소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게다가 시중에 풍부한 유동자금이 옮겨다니며 분양시장, 비규제 신축아파트 등에서 실수요의 자리를 대체하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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